군대의 시대적 요구

by 우지니

세계적으로 안보상황이 어려운 이시기에 우리를 지키는 군대의 현재 모습은 어떠한지를 생각해본다.


젊은이는 꿈을 먹고살고 군인은 추억을 먹고산다.

젊은이는 미래를 이야기하고 군인은 추억을 이야기한다. 군대는 그런 젊은 군인들의 모임체이다.

즉, 젊은 청년들이 미래를 꿈꾸며 추억을 쌓아가는 곳인 것이다. 젊은 청년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보다 단단한 어른이 되어간다.

그래서 군에서 근무하는 간부의 역할은 중요하다.

나는 종종 보아왔다. 아직 아이 같은 모습으로 두려움에 찬 얼굴로 군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을...

그리고 어떠한 상황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득 안고 전역하는 모습을...


70년 ~ 80년대 군은 사회를 선도해 나가는 조직체였다. 각 국가기관에 행정을 지도하고, 각 사법기관과 공공기관을 장악하였다.(군부정권의 부정적 모습이지만 60년대 냉전시대를 거치고 개발도상국으로 진입하던 나라들의 일반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병사들은 글도 못 읽거나 대학을 못 간 병사가 태반이었으며 별다른 기술도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들은 군에 입대하여 글도 배우고, 기술도 익히고 검정고시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등 군은 그들에게 삶의 변곡점을 만들어 주는 곳이었다.


그러나, 사회행정이 군을 앞서고 고학력의 병사들이 입대하는 지금의 군은 어떠한가?

아직도 군은 자기 계발이라는 명분하에 그들을 가르치려 하고 선도하려 한다. 시대를 못 따라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강한 정신력을 요구하지도 못한다. 인권침해와 전투력 창출이라는 상충되는 줄타기 속에 개인의 희생이 두렵기 때문이다.


지금의 군은 너무 약하다. 사회적 입지도 약하고 군 내부적 전투력도 약하다. 병사들은 스스로를 단련하지 않고 지휘관은 그들의 눈치를 보며 오늘도 무사히를 마음속에 새기면서 정치놀음만 하려고 한다.

정치인들은 군생활을 젊은이들의 버린 시간 등으로 폄하하고 그 시간을 누가 보상할 것인가를 운운하며 봉급인상과 군 복무기간 단축 등을 통해 군복무의 의미를 희석하고 전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는 엘리트 군간부 육성도 어렵다.

리더가 약한 군은 살아남기 힘들다. 살아남을 수 없는군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러면 북한은 어떠한가. 북한은 군이 사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정치집단이고 여러 가지 조건이 열악하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러나 어쨌거나 그들은 가장 뛰어난 엘리트들이 군을 장악하고 있고 특히, 최근에 참여한 러우전쟁 참여를 통해 현대전을 경험하였다. 즉, 여건은 최악이지만 지성과 경험이 축적된 집단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우리 군은 오로지 강한 군을 위한 군 전투력 증강에만 집중해야 할 때이고, 그것을 위해서 사회적 동의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미 행정화되고, 겁이 많아졌으며 특정출신의 디딤돌이 되어버린 우리 군의 개혁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우리 군은 길을 잃어버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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