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

상상은 늘 조용히 찾아온다.

by 마음쉘터


어떤 날은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 저녁, 시계를 보면 아침이 언제였나 싶다. 반대로 어떤 날은 고요하고 느리다. 바람조차 멈춘 것 같은 오후. 그런 순간엔 문득 생각하게 된다.

‘만약 시간이 진짜 멈춘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


상상은 늘 조용히 찾아온다. 주변이 정지된 듯한 풍경 속에서, 나 혼자만 움직일 수 있다면. 그건 두려움일까, 자유일까.


사람들이 정지된 채 멈춰 있는 거리. 붐비는 카페 속, 잔을 들고 멈춘 손. 횡단보도에 멈춘 발걸음. 그 사이를 조용히 걸어 다니는 나. 마치 세상의 비밀을 들킨 것 같은 기분일 것 같다.


아마 나는 가장 먼저 누군가의 표정을 오래 들여다볼 것이다. 일상 속에선 지나쳤던, 아주 작고 복잡한 감정이 담긴 표정들. 찡그린 이마, 무심한 듯한 눈동자, 누군가에게 건네려다 멈춘 말 같은 얼굴. 시간은 멈췄지만, 그 감정은 살아 있을 것이다.

그다음엔 공원 벤치에 앉아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도 없는 놀이터, 멈춘 그네, 바람 없이 고요한 나무들. 책도 없이, 휴대폰도 없이,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시간.

지금의 나는 그런 고요를 가장 사치스럽다고 느끼는 사람이다. 시간을 멈춰야만 얻을 수 있는 고요함이라니, 참 아이러니하다.


누군가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고, 좋아하던 음악을 끝까지 크게 틀어 놓고 혼자 춤을 출지도 모른다. 누구의 눈치도, 일정도, 책임도 없이, 그저 나 하나만 존재하는 시간.

그건 어떤 의미에선 아주 순수한 나로 돌아가는 순간일지 모른다.


시간을 멈추지 않아도 가능한 것들


하지만 이 상상을 오래 하고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고요해진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시간을 멈추지 않아도, 나는 할 수 있었던 것들이었네.’


조용히 누군가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 느긋하게 앉아 하늘을 보는 것, 좋아하는 노래에 맞춰 마음껏 흔들리는 것.

그 모든 건 사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것들이었다.


우리는 늘 시간이 없다고 말하지만, 실은 마음의 여백이 없었던 건 아닐까. 멈춘 시간이 아니라, 멈춰 서는 용기만 있었다면.


그래서 나는 오늘, 조금 천천히 걷는다


시간이 멈추는 상상을 하며 오늘 하루를 떠올린다. 그리고 아주 작게 결심한다.

조금 더 천천히 걷자.

조금 더 오래 바라보자.

조금 더 자주, ‘나’를 느끼며 살아보자.


세상은 여전히 바쁘게 흐르겠지만, 나만의 시간은 내가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 하나면, 굳이 시간을 멈추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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