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도 그렇게 흘러가게 두는 연습
오늘은 수술 후 첫 외래진료 내원하는 날
발걸음은 가볍고 몸도 가볍다
바람이 살랑이듯 불어오는데 햇빛은 뜨겁고 버스 안은 에어컨을 안 틀어서 너무도 덥다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 일 없이.
그냥 구름이 가는 걸 지켜보는 일만으로도
내가 숨 쉬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구름은 빠르지 않았다.
그런데 결국 사라졌다.
누가 뭐라고 재촉하지 않아도
자기 갈 길을 조용히 갔다.
나는 아직
무언가를 너무 급하게,
너무 꼭 잡으려는 습관이 있다.
마음이 불안하면
속도를 더 내야 할 것 같고,
조금만 멈추면
모든 걸 놓쳐버릴 것 같은 날들이 있다.
하지만
구름은 내게 말을 걸지 않았고
나는 그 침묵에서 배웠다.
“흘러가는 건 그냥 두어도 괜찮다”라고.
“기억도, 감정도, 상처도
모두가 머무는 게 아니라 지나가는 것”이라고.
구름이 흘러가는 속도만큼,
나도 내 감정을
그냥 보내주기로 했다.
애써 덮지도, 억지로 안지도 않고
그저 하늘처럼, 비워두기로 했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이
나를 떠나갔다.
그리고, 아주 작고 새로운 감정들이
빈자리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내 마음의 하늘도
이제 조금은 가벼워졌다.
오늘 구름은 좀 더 하얗다.
그게 꼭 내 마음 같아
괜히 혼자 웃음이 났다.
구름, 조금 더 가까이
구름은 붙잡을 수 없어서 더 아름답다
마음도 흘러가는 존재, 그래서 가끔은 그냥 놓아주는 연습
비가 되어도 괜찮고, 다시 햇살 속으로 풀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