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주는 순간들에 대하여
어느 날, 바람이 말을 걸었다.
“괜찮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바람에선 그런 말이 들렸다.
너무 세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온도로
내 뺨을 스쳐가는 감촉이
하루 종일 지친 마음을
살며시 어루만졌다.
가끔은
사람의 말보다,
사람의 손보다,
이름 없는 바람 하나가
더 깊은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건 설명할 수 없는 일.
하지만 분명히 느껴진다.
나를 안아주는 것처럼
무엇도 강요하지 않고
그저 다정하게 곁에 머무는 느낌.
병원에서 퇴원하고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
거의 1년 가까이 꿈쩍도 않던 새싹이
보란 듯이, 활짝 피어 있었다.
병원에서 지내는 동안
남편이 물을 주었다고 했다
무뚝뚝한 남편이지만
내가 없을때 내가 좋아하는 식물들에게
달콤한 영양제를 주었을까?!
맨날 이쁘지도 않은거 꽃도 안피우는데
뭐가 이쁘다고 키우냐고 타박만하던
남편이 변했을까? 아니면
나의 빈자리를 그렇게 라도 하면서 달랬을까 ?!
놀랐다.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 듯
조용히, 힘차게.
그 작고 여린 생명이
“잘 왔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날 나는 배웠다.
다정함은 꼭 말로 오지 않아도 된다는 것.
살아 있다는 건
때로는 그런 작은 기척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느껴진다는 것.
당신이
말없이 흐르는 하루 속에서
작은 위로 하나 발견하게 되기를.
누군가의 고운 눈빛이든,
하늘의 구름 한 조각이든,
혹은 이 글 한 줄이든.
바람처럼
당신 마음에도 다정한 숨결 하나
닿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