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언제나 안과 밖의 경계에 머문다
나는 늘 창가에 앉는다.
밖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안을 들키지 않기 위해.
창문은 양면적이다.
투명한 척하지만,
빛이 닿는 쪽이 이긴다.
낮엔 내가 너를 보고,
밤엔 네가 나를 본다.
나는 감정을 커튼 뒤에 숨긴다.
침묵은 블라인드처럼 내린 채
너의 시선을 차단하지만,
그 틈새로 언제나 새어 나간다
조금의 눈물,
조금의 피로,
조금의 기다림.
누군가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말하고
누군가는 닫고 싶어 안간힘을 쓴다.
나는
조금 열어둔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온도의 거리.
들어오지 않아도 외면하지 않는,
그 애매함을 닮은 창.
바람은 감정을 지나간다.
먼지처럼 흩어지는 사소한 말,
손에 닿지 않는 마음들,
그 전부가 유리 위에 쌓인다.
결국
창문은 나를 반사한다.
밖이 보일수록
나는 흐릿해진다.
닫지 못한 창 하나가
관계의 틈이 되기도 한다.
말 한마디, 눈빛 한 줄
그 안에 감정이 습기처럼 맺혀 있다.
창문은 거울보다 더 정직하다.
왜냐하면
나는 이 안에 있고,
너는 저 밖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