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다. 나는 성공하고 싶다.
이 문장을 입 밖으로 꺼내기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아이들이 잠든 밤이면 집 안은 유난히 조용해진다. 설거지를 마친 싱크대는 차갑고, 거실 불빛은 낮게 깔려 있다. 그 고요 속에서 나는 습관처럼 휴대폰을 켠다.
성공한 인플루언서들의 근황.
구독자 수가 폭발했다는 유튜버.
신간을 출간했다는 작가.
축하의 말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그 사이에서 나는 작아진다. 나는 왜 몇 년을 해도 아직 여기일까. 아직 수익은 턱없이 적고, 내 이름이 적힌 책도 없다. '성공했다'는 말을 꺼내기엔 아직 멀었다.
아이들에게 이런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건 아닐까. 괜히 스스로에게 실망했던 밤이 한두 번이 아니다. 엄마가 되면 욕망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아이들이 우선이니까. 엄마는 뒤에서 받쳐주는 사람이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가족은 언제나 나의 1순위니까.
그런데도 나는 자꾸만 다른 세계를 꿈꾼다. 눈을 감고 무대 위에 서 있는 나를 상상한다. 그런 상상을 하고 나면 괜히 아이들에게 미안해진다. 아이를 재우고 난 뒤, 나는 왜 자꾸 이런 생각을 할까. 그러면서 혼자 묻는다. 엄마가 되면 욕망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게 당연한 걸까?
어느 날 아이가 물었다.
"엄마는 꿈이 뭐야?"
아이는 가볍게 물어봤지만 내 마음은 가볍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아이들은 완벽한 엄마를 바라지 않는다. 엄마가 웃는 순간을 좋아한다. 무언가에 몰두한 표정을 기억한다. 기뻐서 눈이 반짝이는 날을 오래 본다.
그리고 그 빛은 아이에게 옮겨 붙는다.
그제야 알았다. 욕망은 아이를 덜 사랑한다는 증거가 아니다. 그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솔직히 나도 잘 되고 싶다. 성공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엄마가 되고 싶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앞으로도 두 아이를 가장 사랑할 것이다. 그 순서는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를 접어두고 살고 싶지는 않을 뿐.
나는 착한 엄마로만 남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 뒤에 숨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들 앞에서 당당히 걸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직 수익은 적고, 아직 책도 내지 못했고, 세상은 나를 잘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성공이 무엇인지 아직 완전히 정의하지 못했어도,
오늘 몇 줄이라도 쓰고 몇 걸음을 걸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니까.
뚜벅뚜벅.
두 아이의 순수한 응원이 내 등을 밀어주는 한
나는 쉽게 쓰러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엄마다. 그래서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