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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시러브 Mar 04. 2022

2021년, 한 해 동안 총 200권의 책을 읽었다.

그중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은?


2020년에는 총 111권의 책을 읽었고,

2021년에는 총 200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2022년 현재, '300권 독서'를 목표로 읽고 있다. 5년 간 1,000권 읽기를 목표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읽고 싶은 책이 넘치도록 많다.

독서량을 매년 조금씩 늘려오다가, 3-4년 전부터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읽고 있다. 닥치는 대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편이다.


책의 세계는 신비롭고, 매력적이다.

위로와 위안을 안겨주기도 하고,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기도 하며, 마음을 치유하기도 한다. 꿈을 찾아주기도 하고, 깨달음을 주고 성찰하게 하며, 자신감을 찾아주고 자존감을 높여준다. 사실, 독서의 장점을 말하자면 끝이 없다. 그만큼 독서는 우리에게 지식뿐 아니라 많은 걸 선물해 준다.


꾸준히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나를 찾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열정이 되살아났으며 삶이 더 깊고 넓어지고 있는 걸 느낀다. 책은 나를 성장하고 발전하게 한다.


작년에 읽은 200권의 책 중에서 좋은 책이 너무나 많았다. 그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고 나에게 깊은 영향을 줬던 책 10권을 추천하려고 한다.





첫 번째 책은,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쓴 <자기 앞의 생>이다. 생에 대한 깊은 여운을 안겨준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다. 이 책의 주인공 열네 살 모모는 너무 일찍 삶의 무거움을 알아버렸다. 부모의 얼굴도 자신의 진짜 나이도 모르고 살아가는 모모에게 비치는 세상은 각박하고 모질기만 하다.


창녀들의 아이를 돌보는 유태인 로자 아줌마와 친구도 가족도 없는 하밀 할아버지, 남성과 여성의 성기를 둘 다 가지고 있는 롤라, 버림받은 창녀의 자식들. 세상의 중심으로부터 소외된 이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며 슬픔과 절망을 딛고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법을 배운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삶과 사랑의 가치를 찾아내는 걸 보며 감동을 받았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하밀 할아버지의 말처럼, 우리는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지 않을까. 살아있는 동안 더 열심히 사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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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책은,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다.

삶의 진리를 일깨워준 위대한 책이다. 유복한 바라문 가정에서 태어난 주인공 싯다르타는 모두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훌륭한 존재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에게는 기쁨을 주지 못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익히고 수행하지만 채워지지 않아 불안함을 느낀다. 정신의 갈증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친구 고빈다와 함께 집을 떠나 사문 생활을 시작한다.


 "싯다르타 앞에는 한 목표, 오직 하나뿐인 목표가 있었으니 그것은 모든 것을 비우는 일이었다."

고뇌, 고통, 굶주림, 갈증, 피로, 권태를 극복함으로써 자기 초탈의 길을 갔지만 그는 또 떠나고야 만다. 깨달음을 얻은 싯다르타는 이제 인생이라는 학교를 거친다. 아름다운 여인 카말라에게서 사랑의 쾌락을 배우고, 카리스와미한테서는 장사하는 기술을 배웠고, 돈을 물 쓰듯 다녔다. 그러다 어느 날 다시 제정신이 들어 새로운 인간으로 깨어난다.


 '싯다르타'라는 인물이 강렬하게 내 인생 속으로 들어왔다. 그의 생애를 따라가면서 무엇이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깨달음의 과정이라는 것을, 결국 인생이 무엇인지는 자기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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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책은, 루리 작가의 <긴긴밤>.

어른들도 울게 만드는 어린이책이다. 이야기와 그림이, 슬프지만 아름답다. 읽는 동안 몇 번을 눈물을 왈칵 쏟아냈는지 모르겠다. 어린이책을 읽으며 이렇게까지 엉엉 울어본 적은 처음이다.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수없는 긴긴밤을 함께하며, 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그들이 만나게 되는 과정부터 여정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축축한 모래를 밟으며 나는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내 앞의 바다는 수도 없이 부서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어쩌면 이게 우리 삶 아닐까.

반복되는 고통 앞에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것.

우리 삶에 소망과 희망을 갖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기적적인 것인지를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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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추천할 책은, 최은영 작가의 <밝은 밤>이다.

인터넷 서점 예스 24와 알라딘에서 '2021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책 중 하나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뭉클한 이야기에, 한 장 한 장 아껴가며 읽었다.


'증조할머니-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비추는 소설이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증조할머니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이혼한 지연이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바닷가의 작은 도시 '희령'으로 떠난 현재에 이르기까지. 백 년에 가까운 시간과 만난다.


 "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속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 넣어 꺼내서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널어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마음이 햇볕에 잘 마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마음을 다시 가슴에 넣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지. 가끔은 그런 상상을 하곤 했다."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구절이다.

가슴을 울리는 섬세한 감정 묘사와 사려 깊은 문장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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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책은, 정여울 작가의 <끝까지 쓰는 용기>다.

나에게 절실히 필요했던 책이었다. 좋았던 문장 몇 개를 공유하고 싶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글을 쓸 땐 다 던져야 한다."


 "저는 오늘도 글쓰기라는 내면의 청진기로 마음 구석구석에서 울리는 아우성을 듣습니다."


 "그런데 고통 속의 희열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글쓰기는 매우 복잡하면서도 다채로운 자기 발견의 기쁨을 주는 마음챙김의 몸짓입니다."


 "내 안의 오랜 꿈을 이루어주는 것.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조금 쑥스럽더라도 완전히 다른 나 자신이 되어보는 것. 그리하여 다정하게 타인에게 말 걸 수 있는 용기를 내보는 것."


이 책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지고,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내 이야기가 가장 소중하다고 말해주는 점이 좋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써서, 글쓰기를 통해 진짜 내가 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잘 쓰는 글도 욕심나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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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로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추천한다. 위대한 프랑스 고전 문학이자 내게 그윽하게 다가온 소설이다. 민음사의 <이방인> 책 표지부터 강렬하다. 중후한 매력이 느껴진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라는 유명한 첫 문장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삶과 현실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이방인 '뫼르소'.

그는 눈물 한 번 흘리지 않고 엄마의 장례식을 치르고, 아무렇지 않은 듯 덤덤하게 일상을 이어간다. 처음에는 정말 영혼이 메마른 사람인가 의구심이 들었지만, 점점 그 기이한 성격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사실 고뇌하지 않는 순수한 사람이었고, 육체적 욕구에 감정이 방해받는 일이 많은 천성이고, 그저 '적게 말하는' 인물일 뿐이다.


소외되지 않고 이방인이 되지 않으려면 가식을 떨고 거짓말을 하며 의미를 찾아야 하는가. 삶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삶에 대한 성찰을 하는 시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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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책은, 허췐펑의 <힘들었던 날들을 좋았던 날들로>.

인간의 본성을 가장 잘 들여다보는 마음 치료사 뇌신경과학 전문의 허췐펑의 심리 치유 에세이다.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은 스스로를 제대로 보살피지 않으면 누구나 번아웃에 빠지기 쉽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누군가의 따스한 위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과거의 아픔. 현재의 힘듦. 미래의 불안. 이런 것들로 괴로워만 하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이 책은 우리가 원래 본질적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이고, 걱정들은 모두 나중에 만들어낸 거라고 말한다. 마음만 먹으면 매일 즐거운 기분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모든 것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다. 마음이 즐거울 때는 사는 게 참 즐겁다. 가슴에 원망이 많으면 삶이 곧 원망이 된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우리의 마음을 바꿔야 한다."

바쁘거나 힘든 일이 있어서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땐, 자연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꽃도, 나무도, 새도, 하늘도.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오늘이 금세 과거가 되어버린다. 오늘이 어떤 모습이든 사소한 부분에서 행복을 느끼며 현재를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를 진짜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란 걸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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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책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20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공감과 사랑을 받아 온 고전 로맨스다. 19세기 초 영국의 시골마을 롱본을 배경으로, 베넷 집안의 다섯 딸들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를 그렸다.


결혼이 인생의 전부라고 여기던 시대적 상황이지만, 5 자매 중 둘째인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결혼 자체에 목표를 두지 않는다. 오직 진짜 사랑을 찾는다.


주관이 뚜렷하고 쉽게 사람들과 섞이지 않는 다아시는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지만, 품위 없는 집안의 딸로 자란 그녀에게 선뜻 마음을 열 수 없었다. 결국 사랑은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님을 깨닫고 노력한다. 이 남자, 정말 매력적이고 근사하다.


"종종 오만이 허영심과 동의어로 사용되지만 사실은 아주 달라. 허영심 없이도 오만할 수 있어. 오만은 우리 자신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평가와 더 관련이 있고, 허영심은 타인이 우리에 대해 생각해주기를 바라는 바와 더 관련이 있거든."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두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과정은 우리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단지 이야기만 봤을 땐 뻔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당시의 풍경이나 분위기,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심리를 생생하게 그려내 읽는 내내 두근거렸던 아름다운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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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 째로,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추천한다.

출간 7개월 만에 25만 부를 출간한 베스트셀러다.

인생의 두 번째 기회에 대한 마법 같은 이야기가 우리에게 묵직한 울림을 줬는지도 모르겠다.


후회로 가득한 삶을 사는 주인공 '노라 시드'는 매일 자신이 상상했던 모습과 한 걸음씩 멀어졌다.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해 결국 죽기로 결심한 그녀는, 00:00:00 자정의 도서관에서 깨어난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존재하는 미스터리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그곳에서 노라는 그녀가 살았을지도 모를 수많은 삶을 살아보며 가장 완벽한 삶을 찾아 떠난다.


"우리는 한 사람이기만 하면 된다.

한 존재만 느끼면 된다.

모든 것이 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무한하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늘 다양한 가능성의 미래를 품고 있다."


우리에겐 희망이 있고, 잠재력이 있단 걸 깨닫게 해 준다.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삶이 가장 소중하고 행복하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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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추천할 열 번째 책은,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다.

많은 문학 애호가들이 인생 소설로 꼽은 명작이고, 나에게도 인생 소설 중 하나다. 1965년 미국에서 발표된 후 오랜 시간 묻혀 있다가 50년이 지나서야 빛을 본 작품이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농과대학에 입학하지만, 전공을 영문학으로 바꾼 윌리엄 스토너. 교수직에 몸담은 뒤에도 출세에는 관심도 없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자 했던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후반부에 나오는 "넌 무엇을 기대했나?"라는 질문은 나에게 큰 울림을 준다. 과연 우리는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할까. 책을 덮고난 후에도 긴 여운이 내 안에 머물렀다. 특별한 위로를 받았던 대목을 공유하고 싶다.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법이죠. 세월이 흐르면 다 잘 풀릴 겁니다.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에요."

이 말을 하고 나자 갑자기 그것이 정말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 되었다. 순간적으로 자기 말에 담긴 진실을 느낀 그는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자신을 무겁게 짓누르던 절망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의 절망이 그토록 무거웠다는 것조차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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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로 삶을 깊이 성찰해보게 하는 책을 좋아하는 것 같다.


 위에 추천한 책 10권 외에도 10권을 더 추천하고 싶다.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정유정 작가의 <완전한 행복>.

이갑수 작가의 <#킬러스타그램>.

진병관 작가의 <기묘한 미술관>.

에릭 와이너의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이윤규 작가의 <공부의 본질>.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등등.


 이렇게 총 20권의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들이 누군가에게 삶의 기쁨과 햇빛을 찾을 수 있게 하기를 기대해 본다.


 책은 감동이다.

현실을 더 잘 살아내도록 깊어지고 넓어지는 시간을 만들어 주므로.

앞으로도 보석 같은 책들과 함께 꾸준히 '읽고 쓰고 기록하는 삶'을 살고 싶다.


 독서는 우리의 내면을 가꿔주고 단단히 해주며 삶을 가치 있게 만든다.

책의 세계에 매혹되어 사는 삶을 살아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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