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따라 삼천리

죽음이야기 17

by 신아연


오늘 또, 죽여주는 시간입니다.^^


모든 죽음 이야기는 모든 삶의 이야기라는 거, 잘 아시죠? 잘 죽자는 소리는 잘 살자는 소리라는 것도 또 말하면 잔소리죠. 그럼에도 이렇게 변죽을 울리는 이유는 죽음을 말하는 것이 여전히 거북하고, 아침부터는 좀더 불쾌하고, 매주는 더욱 불편하실 것 같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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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작가 / Golden Love.2011,116.7x90.9,Acrylic on canvas


도덕경처럼 제가 나가보고 싶은 '죽음진도'가 있는데 역시 주제가 주제인지라 여전히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럼 이때까지 한 이야기는 뭐냐? 하실 테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거든요. 그럼 어서 해 봐라, 하실 테지만 그게 또 그렇게 선뜻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로 들리는 것까진 그나마 괜찮지만, 어떤 분들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명할 수도, 근거를 댈 수도 없으면서 말입니다.


가령 전생 이야기 같은 거죠. 제 독자 중에는 전생을 읽을 줄 아는 분이 계십니다. 죽음 이야기를 '전문적'으로 하려면 제 전생을 알고 있어야 겠기에 언제 한번 읽어주십사 부탁드리려고 해요. '신아연, 여태까지 그렇게 안 봤는데 황당한 사람이네', 이런 말씀이 벌써 귀에 들리는 것 같네요. 각오했던 바입니다.


솔직히 저는 제 전생을 알고 싶지 않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죠. 첫째는 현재 제가 하는 일에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글 쓰는 일 말입니다. 소위 천직이라고 하듯이 저는 제 일이 좋습니다. 전생이라는 게 있다면, 그때도 아마 저는 글쓰는 사람이었을 거에요.


둘째는 제가 겪고 있는 모든 일에 아무 불만이 없기 때문입니다. 에고적으로 보자면 그다지 편한 팔자라고 할 순 없지만 참나적으로 보자면 남부럽지 않게 풍족하지요. 고난이 축복이라는 말처럼. 겁이 안 난다는 데야, 속된 말로 '배째라'는 데야 당할 재간이 없잖아요. 실은 겁이 안나서 안 나는 게 아니라 저뿐 아니라 그 누구든 삶에서 어떤 일을 겪더라도 견뎌내야 하고, 견뎌낼 수 있다는 의미지요. 불평불만할 일이 아니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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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 Dancing flower,2011,45.5x45.5,Acrylic on canvas


이런 자세로 삶에 임하면 전생을 알 필요가 없습니다. 목표를 영적 성장에 두는 한 말이죠. 시련이 닥칠수록 영적으로는 더 윤택해지니 손해날 게 하나도 없죠. 오히려 로또 맞는 '개이득'이죠. 제가 이 정도라도 사람이 된 데에는 나름 고생을 좀 했다는 것 외엔 다른 연유가 없으니까요. 고름이 살 되고, 고난이 복이 된 케이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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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 Beautiful soul,2007,41x53cm,acrylic on canvas


살면서 일어나는 일 전부를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결론을 낸다면 맘 편하게 전생 이야기를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생에 살해를 당한 사람은 지난 생에서 살인을 했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는 이야기, 미남미녀로 태어난 사람은 전생에서 착한 일을 많이 한 선물이라는 이야기, 전생에 풀지 못한 연으로 인해 지금의 배우자를 만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큰 금액의 로또가 당첨되었다면 어이없이 잃은 전생 돈에 대한 보상이라는 이야기, 유난히 물을 무서워한다면 어느 전생에서 물에 빠져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한 평생 먹는 유혹을 이기지 못해 비만으로 고생한다면 지난 생에 굶어죽었거나 뚱뚱한 사람을 놀려댄 과보라는 이야기 등등 재미로 듣고 의미로 푸는 전생 이야기들, 모두들 한번 쯤 들어보셨을 거에요.


횡설수설했습니다만, 여러분들이 마음을 열어주셔서 천생글쟁이 저 신아연을 믿고, 전설따라 삼천리처럼 '전생따라 삼천리'를 따라와 주신다면 간간이 전생보따리를 풀어보이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오늘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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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전생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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