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보듬는 도덕경 16 / 덕경편 41장(5/5)
도는 감춰져 있어 이름이 없지만
오직 도만이
온갖 것을 기르고 베풀기에
잘 시작하고 잘 끝낼 수 있다.
41장 마지막 장을 붙들어 봅니다. 이름이 없다는 것은 정답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 인생, 너 인생, 저 인생, 그 인생에 다 들어맞는 '하나의 답'이 없다는 뜻이지 아예 아무 답도 없다는 뜻은 아니지요.
그럼에도 도는 이름이 없습니다. 이건 옳고 저건 틀렸다, 이건 하고 저건 하지 마라,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는 둥 간섭하고 지적질하지 않습니다. 길 이름이 없는 대신 어떤 길에도 위로와 배려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길을 잘못 찾아들어도 '네비 아가씨'처럼 곧장 다른 길을 알려줍니다. 그것도 모르냐고 야단치거나 핀잔하지 않습니다. 네비 아가씨는 현대판 '도'입니다. 열 번이면 열 번, 백 번이면 백 번 길을 알려주니까요.
우리는 모두 도 안에서, 진리 안에서, 사랑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삶을 시작한 시점이 있으니 끝내야 할 순간도 반드시 찾아올 것입니다. 그 시작과 끝의 매듭을 도가, 진리가, 사랑이 잘 맺어줄 것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저는 어제 많이 울었습니다. 한번 씩 눈물이 쏟아집니다. 저도 모르게 영혼 청소를 하는 걸테지요. 지금도 가슴팍이 울컥울컥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위와 장을 내시경으로 훑듯이 제 마음과 영혼을 내시경으로 샅샅이 살피며 거짓의 용종을 발견하고 고통스러운 눈물을 쏟았습니다. 아무리 인생에 정답이 없다해도 저는 늘 오답만 고르는 것 같습니다. 언제 한 번이라도 정직해 본 적이 있는지, 나와 남을 진정으로 사랑한 적이 있는지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
41장 마칩니다.
제 41 장
수준 높은 사람은 도를 들으면
성실하게 실천하고
어중간한 사람은 도를 들으면
반신반의한다.
하수는 도를 들으면
조롱하며 비웃는다.
그렇게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으면
도라고 하기에 부족하다.
그래서 예부터 이런 말이 있다.
밝은 길은 어두운 듯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물러서는 듯하며
평탄한 길은 울퉁불퉁한 듯하고
높은 덕은 계곡과 같고
아주 깨끗한 것은 더러운 것 같으며
매우 넒은 덕은 부족한 듯하고
건실한 덕은 게으른 듯하고
정말 참된 것은 탁한 듯하다.
아주 큰 사각형은 모서리가 없고
아주 큰 그릇은 완성되지 않으며
정말 큰 음은 소리가 없고
정말 큰 형상은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도는 감춰져 있어 이름이 없지만
오직 도만이
온갖 것을 기르고 베풀기에
잘 시작하고 잘 끝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