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과 혼의 차이는? (6)
주말, 휴일 잘 보내셨습니까. 요즘 같으면 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을 만난 지 너무 오래 되어서요. 백신 미접종자인데다가 '사람이 쓴 책'을 읽지도 않으니까요. 사람이 쓴 책이 아닌 신이 쓴 책, 혼이 아닌 영의 책을 읽으면서 혼적인 사람에서 영적인 사람으로 거듭나는 훈련을 받는 중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이 있지요. 사람은 가장 기초적인 욕구인 생리적 욕구(1단계)가 채워지면 안전해지려는 욕구(2단계)를 추구하고, 안전 욕구가 어느 정도 만족되면 사랑과 소속 욕구(3단계)를, 그리고 더 나아가 존경 욕구(4단계)와 마지막 욕구인 자아실현 욕구(5단계)를 차례대로 만족시키려 한다는 거지요.
전형적인 인본주의적 성장학이지만 그나마 요즘은 1, 2단계 욕구인 생리적 욕구와 안전 욕구 만족에서 멈춘 것 같은 세상입니다. 영, 혼, 육의 관점에서 본다면 육의 단계에서 맴돌고 있는 거지요.
100세 시대의 구호는 오감 만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일평생 몸만 어른이지 정신은 어린애 수준을 못 벗어나는 사람이 많은 이유죠. 엄밀히는 사랑과 소속, 존경, 자아실현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등 따숩고 배 부른' 1, 2 단계의 본능적 욕구에 지속적으로 끄달리는 거겠지요.
말하자면 육적인 사람에서 혼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보통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고, 그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지도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른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존경까지 받는 사람들, 저처럼 글을 쓰거나 예술활동을 하며 정신적 만족을 얻는 사람들, 가정 내에서, 사람 사이에서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들, 다른 말로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를 모두 성취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는 거지요.
그 중에서 하나나 둘 정도가 채워지거나 아니면 전혀 갖지 못하는 경우도 많겠지요. 어떤 것에는 치명적인 수준인 사람도 있겠지요. 저는 3단계인 사랑과 소속 욕구는 거의 아사(餓死) 상태이며, 4단계의 존경 욕구에는 아예 관심이 없고, 5단계는 언감생심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1, 2 단계 욕구조차 위협받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희망이 없는 인간일까요? 나이 60에 밥벌이에나 전전긍긍하고 있는 제가 여러분들 보시기에 한심무쌍한가요?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에 비춘다면 제 삶은 뒤죽박죽이지만, 그러한 인본주의적 관점을 과감히 버린다면, 다른 쪽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영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영적인 사람이 되면 매슬로우의 다섯 가지 욕구를 전부 쌈 싸먹을 수 있습니다. 그딴 욕구 따위, 아예 초월해 버리는 거지요. 사랑받고, 존경받고, 인정받고, 자아실현을 하고 싶은 혼적 욕구에서 자유로워지면, 조건부 자유가 아닌 참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 눈치 안 보게 된다는 뜻이지요.
혼적 성취는 아무나 이룰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영적 성취는 누구에게나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영성이 혼성보다 우위에 있고, 영성은 인간 존재의 가장 본질적인 조건, 뿌리이기 때문이지요. 그 영성 개발 훈련을 제가 지금 '빡세게' 받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