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영성

영과 혼의 차이는? (7)

by 신아연


영과 혼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또 하고, 이제 그만 도덕경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떠나려는 저를 자꾸 붙잡으시네요. 어제도 몇 가지 질문이 있었습니다. 갈 때 가더라도 답은 하고 가야지요.^^


저한테 영성은 인본주의 가치관에서 신본주의 가치관으로의 전환입니다. 제게는 천동설에서 지동설의 발견과 같습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여전히 문득문득 지구 아닌 태양이 도는 것 같아요. 새사람이 되었지만 옛자아의 오랜 습관 때문이지요.


머리카락을 노랗게 물들여 본 사람은 압니다. 우선 검은색을 탈색부터 시켜야 한다는 것을요. 색 빼기를 먼저해야 새 물이 잘 드는 원리지요. 페인트를 칠할 때도 원래 있던 색을 벗겨낸 후에 해야 하잖아요. 본래 색이 짙을수록 지우는 작업을 더 철저히 해야 하지요. 마치 저처럼 인본주의에 '쩔어' 산 사람에게는 회심(回心)이 쉽지 않듯이.


그 회심이 어떻게 왔냐고 또 궁금해 하는 분들이 계시죠. 다른 표현으로 신의 사랑을 어떻게 받았냐고도 하시고, 빈약한 내 영에 풍성한 성령을 채우게 된 계기가 알고 싶다고도 하셨습니다. 한 마디로 신을 만나는 방법, '그것이 알고 싶다'는 거죠.^^


그것은 '콩나물에 물주기' 원리입니다. 콩나물에 물을 주면 시루 밑으로 다 빠져 나가지만 콩나물은 자라지요. 작용은 없는 것 같은데 눈에 띄는 결과는 있지요. 기도가 콩나물에 주는 물이라면, 변화된 내 모습은 자라난 콩나물인 거지요.


저처럼 영적으로 미숙한 상태에서는 기도를 해도 하나님께 가 닿았는지, 예수님이 듣고 계신지 알 수가 없어요. 눈을 감고 웅얼대지만 영안이 열리지 않아 그저 눈 앞이 깜깜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합니다. 무조건 합니다. 콩나물에 물주듯이.


하지만 그 결과는 놀랍습니다. 풀리지 않던 문제가 풀려나가고, 불통했던 관계가 회복되어 갑니다. 마음이 평안하고 내면에 잔잔한 기쁨이 흐릅니다. 내밀한 자신감이 생기고 무엇보다 이제는 허하거나 외롭지 않습니다. 멍 뚫린 가슴의 구멍이 메워지는 느낌입니다. 주변을 향한 시선도 조금 따듯해졌습니다. 이런 것을 두고 기도 응답을 받았다고 하지요. 콩나물이 자란 겁니다. 자고 나면 자라있고, 또 자라있고, 간밤의 기도가 아침에 응답되어 있고, 또 되어 있고 그 재미로 뭣도 모른 채 또 기도합니다.


제 아들들이 '몸 만들기'에 열심이라고 했지요? 퍼스널 트레이너 자격증까지 갖고 있다고 했지요? 그게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지요. 만든 후의 관리는 더 철저해야 하고요. 비결이 뭐냐고 물으면 그냥 매일 운동하라고 해요. 그걸 누가 몰라서 물었겠냐고 하면 그 말 외엔 자기들도 달리 해 줄 말이 없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제가 지금 어떤 분과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는데요, 그냥 쓰시라고 합니다. 달리 비결이 없어요. 딱히 가르칠 것도 없어요. 글쓰기가 '혼 만들기' 중 하나라면 저는 여섯 살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징역을 사시는 무기수 아버지께 일주일에 한 통씩 편지 쓰는 걸로요. 헐~~, 60년 가까이 글을 쓰고 있네요, 제가!


몸 만들기, 혼 만들기도 훈련에 훈련을 통해서 이뤄지듯이, '영 만들기'도 똑같습니다. 밥 한 숟가락 덜 먹는다고 해서, 아령 한 번 든다고 해서 몸짱이 될까 싶고, 매일 글을 쓴다고 해서 글짱이 될 수 있을까 싶지만, 몸은 제가 안 해봐서 모르지만 글은 제가 써봐서 압니다. 매일매일 조금씩 쓰면 글짱까지는 몰라도 '잘' 쓸 수 있게 됩니다.


몸에도 퍼스널 트레이너가 있고, 혼에도 저처럼 글을 가르치는 퍼스널 트레이너가 있듯이, 영에도 퍼스널 트레이너가 있습니다. 제게는 두 명이 딱 붙어 있습니다. 두 분 모두 40년 이상 영성의 베테랑입니다.


한 분은 매일 아침마다 전화로 기도를 해 주시고, 한 분은 2년 과정 성경 공부를 매주 지도해 주십니다. 엄마 젖가슴 찾는 아가처럼 영적으로 궁금한 것은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저는 갓 태어난 양처럼 두 분을 졸졸 따릅니다. 저의 영성이 두 분을 통해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 저도 성경을 가르쳐 주고, 기도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제 곧 기도 전화가 올 시간입니다.




작가의 이전글혼적 욕구가 불만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