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과 혼의 차이는? (8)
"코로나로 인해 본의 아니게 도사입문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 선생님 이러다 훌쩍 신이 되는 건 아니겠죠! 옆에서 보기에 너무도 왕성한 영적 세계 탐사입니다."
이런 댓글들을 받았습니다. '빵' 터졌습니다. 그리고는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 정말이지 지금 우리는 영성을 쌓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하고. 코로나로 만남이 차단되고 혼자인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각자 내면 공부를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고. 내가 영과 혼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때가 그래서가 아닌가 하고.
우리 독자들의 연령대는 거의 40대 이상입니다. 영성공부에는 나이가 따로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 나이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육으로, 혼으로 살아온 세월이었습니다. 본능대로, 마음대로, 의지대로 끌고왔습니다. 혈기에, 아집에 끌려왔습니다. 에고로 점철된 오만과 거짓의 삶이었습니다.
몸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제 아들이 요즘은 또 헬스클럽에서 엄청나게 몸불리기를 한다고 합니다. 스모선수가 되려는지, 원. 원하기만 하면 풍선처럼 줄였다 부풀렸다 하며 자신의 몸에 대해서도, 하는 일에 대해서도 극강의 의지력을 뿜어대는 모습이 위태롭습니다. 어려서부터 유난히 의지력이 강했던 아들의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극단성입니다.
오감 만족과 지정의(知情意)로 작동하는 육과 혼은 인간의 힘이 작용하는 영역입니다. 의지력이 중요하단 뜻이지요. 실상은 이 또한 영이 바탕이 되는 거지만.
육과 혼이 옷의 무늬라면 영은 옷이란 뜻이죠. 옷감이 있고나서 꽃 무늬든, 땡땡이든, 체크무늬든 입맛대로 넣게 되는 거잖아요. 어떤 영성가는 육과 혼이 글자라면 영은 그 글자가 인쇄된 종이라고 표현하더라구요. 종이가 없는데 어디다 글을 새길 거냐며. 영 없이 혼과 육이 어디서 놀거냐며.
그러니 "이 세상을 초월한 존재, 신 따위는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무지해서 그런 거예요. 더는 그런 말 하지 않기로 해요, 우리 독자들은. 옷감이 없는데, 종이가 없는데 어디에다 무늬를 넣고 글씨를 쓸까요. 내가 관심이 있고 없는 거랑, 대상 자체가 있고 없는 거랑은 다른 얘기잖아요.
영적인 것에 대해, 영성에 관심이 없는 것은 비단 당신만이 아니니 안심하시고, 이제부터 관심을 가지시면 됩니다. 사람들, 거의 관심없어요, 사실. 먹고 사는 것에 코 박혀 있느라. 자리 다툼하고 시기하고 남 흉보고 노는 것에 젖어 있느라.
다시 돌아가서, 육과 혼은 어쨌든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 성취되는 인간적 영역이라고 치지요. 그 의지, 그 재능 누가 줬냐고 하면 할 말 없지만.
그럼 영은? 풍성한 영적 자질은 어떻게 내 것이 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전적으로 선물입니다. 그냥 주어지는 것입니다. 여북하면 캘빈의 예정설이 나왔겠습니까. 예정설이 옳다는 게 아니라 영적 영역은 내 노력의 산물이 아니란 뜻이지요.
하나님의 존재가 누군가는 믿어지고 누군가는 안 믿어지는 차이를 말하려는 거지요. 하나님은 영이십니다. 혼적 인식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니 신이 있다, 없다 왈가왈부 논쟁하는 자체가 바보짓거리입니다. 왈가왈부는 혼이 하는 짓이니까요. 2차원이 3차원을 인식할 수 없고, 3차원은 4차원 세계를 상상조차 할 수 없듯이. 어쨌건 선물은 받고 싶으시죠? ^^
부모는 내가 당신들의 자식인 것을 증명할 수 있어도, 나는 내 부모가 내 부모라는 걸 증명할 수 없습니다. 왜 그렇지요? 부모는 우리를 만든 존재지만 우리는 만들어진 존재라서 그렇지요. 하나님은 창조주시고 우리는 피조물인 것처럼.
유전자 검사하면 되지 않냐고요? 영적 유전자 검사도 가능한가요? 만약 가능해서 하나님과 내가 친자관계 불성립, 영적 디엔에이 불일치 판정을 받으면 어쩌려고 그런 말을. ㅎㅎ 물론 그럴 일은 결코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