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찰않고 민민할 수 있다면

하루보듬 도덕경 (58/1장)

by 신아연


주말, 휴일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요즘 '이때를 위함이라, 이때를 위함이 아니겠느냐'란 성경 말씀을 자주 되뇌입니다. 원래 문맥과는 상관없이. 한국에 돌아온 이래 창살없는 10년 째의 감옥살이가 빛을 발하기로 치면 지금 같은 때가 없기 때문이라서요. 그간 받아 온 '혼자 지내기 달인'의 훈련이 이때를 위함이라는 거지요. 극한의 고독과 실존적 한계상황이 참 살이로 곰삭아 든다고 할까요.


코로나 세계 1위라는 오싹한 오명 아래, 물리적, 심리적으로 완전히 혼자 지내는 자는 '자신을 이기는 자가 강한 자'라는 도덕경 33장 자승자강(自勝者強)의 실천자입니다. 내친 김에 전화통화도 하지 않습니다. 전화기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리는 없지만 완전히 혼자가 되기 위해서. 혼자 지내면서 뭘 하느냐면 공부를 합니다. 기도생활을 합니다. 코로나 감옥살이가 고달프고 지루하기는커녕 하루가 부족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는지요? 여전히 코로나의 위험을 감수하고 모임을 갖는지요? 이참에 체질개선을 하시는 건 어떨지요? 책 읽고 글 쓰는 지성체질로. 기도하고 묵상하는 영성체질로.


58장 시작합니다.


정치가 듬성하면 백성은 순박해지고

정치가 촘촘하면 백성은 교활해진다


화로 여긴 것에 복이 기대어 있고

복으로 여긴 것에 화가 엎드려 있다.

누가 그 끝을 알리요?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다

바름이 비뚤어짐이 되고

선함이 변하여 사악함이 된다.

사람들이 이런 미혹에 빠진 것도

참으로 한참 되었다.


그러므로 성인은

반듯하지만 남을 해치지 않고

예리하되 다치게 하지 않고

곧지만 뻗대지 않고

빛나지만 눈부시게 하지 않는다.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 없지요? 성인 말씀, 진리 말씀은 머리로는 어렵지 않은데 삶으로는 어렵다는 게 난제지요.


정권 인수로 분주한 새 정부가 '국민, 국민'을 무슨 주문처럼 되뇌고 있는데요, 정말 국민을 위한다면 최대한 내버려 두는 것이 최상이라고 노자가 말씀하십니다. 노자의 영향을 받은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많이 다스리는 정부보다 적게 다스리는 정부가 낫고, 적게 다스리는 정부보다 안 다스리는 정부가 낫다'라는 말을 했다지요?


정치가 듬성하면 백성은 순박해지고

정치가 촘촘하면 백성은 교활해진다

기정민민(其政悶悶) 기민순순(其民淳淳)

기정찰찰(其政察察) 기민결결(其民缺缺)


민(悶)과 찰(察)이 대립되고, 순(淳)과 결(缺)이 반대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민(悶), 즉 느슨하고 대범하게 큰 테두리 안에서 정치를 하면 국민이 순박 순순(淳)해지지만, 찰(察), 즉 사소한 것까지 옥죄며 일일이 간섭하려 들면 국민 삶이 고달파져서 꼼수를 부리거나 교활, 사악해지고 이지러진다(缺)는 의미입니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작용하는 거지요.


모르면 모를까, 알아도 이렇게 잘 안 되는 연유는 뭘까요? 한 나라의 정부뿐 아니라 가정에서 자녀를 양육할 때도 민민하지 못하고 찰찰하게 되어 낭패를 보게 되는데요, 내일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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