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나 '뽕'은 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

하루보듬 도덕경 (58/2장)

by 신아연


민민(悶悶)은 믿어주는 거고 찰찰(察察)은 못 믿는 것이죠. 못 믿으니까 잔소리가 많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자꾸 가르치고 일일이 간섭하려 드는 거죠.


계절이 바뀔 거라는 걸 못 믿어서 안달내는 사람 봤나요? 겨울 지나 봄이 안 올까봐 찰찰하는 사람 없잖아요. 봄한테 안 지려고 삐딱 선 타는 겨울 봤나요? 요즘처럼 꽃샘 추위라는 게 있긴 해도 잠깐 그러다 말죠. 겨울한테 봄이 계절을 인수인계 받을 때 생트집을 잡고 까탈부리는 거 봤나요?


노자 철학은 근본적으로 무위 철학이죠. 무위란 아무 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듯 하면서 다 하는 걸 의미하죠. 가장 대표적인 게 뭐죠? 네, 바로 자연이지요. 자연이 일하는 방식으로 사람도 일하자는 거죠. 정치도 그렇게 하자는 거죠.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 구절에 나옵니다.


화로 여긴 것에 복이 기대어 있고

복으로 여긴 것에 화가 엎드려 있다.

누가 그 끝을 알리요?


새옹지마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우리가 좋아하는 말 중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게 있지요. 근데 나쁜 일이 생겼을 때 뿐만 아니라 좋은 일이 생겼을 때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할 수 있어야 새옹지마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겁니다.


나쁜 일이 좋은 일을 부르며 지나가든지, 좋은 일이 나쁜 일에 업혀 지나가든지, 좋고 나쁜 일이 제각각 지나가든지 사는 동안은 엎치락뒤치락하기 마련이니까요. 마지막에 웃는 자가 가장 오래 웃는 자라지만 그 마지막이 또 언제인가요? 속된 말로 사람 일이란 게 관뚜껑 덮을 때까지는 모를 일이니, 관 속에서 웃는 자가 되라는 뜻일까요?


그러기에 최소한 '빠'나 '뽕'은 되지 말아야 하겠지요. 왜?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다

바름이 비뚤어짐이 되고

선함이 변하여 사악함이 된다.

사람들이 이런 미혹에 빠진 것도

참으로 한참 되었다.


촛불이 낳은 권력이 촛농으로 녹아내리고 있으니까요. 절대적으로 옳은 줄 알았던, 이번에야 말로 바른 줄 알았던 불꽃이 말이죠. 착각은 자유라지만 실상 그런 건 없지요. 새 정부라고 다를 바 있을까요? 새 정부가 국민 절반의 지지만 받고 시작하는 것은 어쩌면 다행이다 싶네요. 절대 기대가 절대 실망을 부르는 법이니까요.


1+1 판매방식처럼 선악, 미추, 고저, 장단은 패키지로 옵니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가 짙고, 낮은 밤과, 삶은 죽음과 처음부터 한 세트죠. 그런데도 우리는 자꾸만 미혹됩니다. 절대 진리, 절대 선, 절대 미를 찾아. 하지만 그런 건 다 반쪽 짜리죠. 실체가 아닙니다. 온쪽을 찾아야죠. 그렇다면 온쪽은 어떤 모습일까요? 내일 그 실체가 드러납니다.


고맙습니다.


제 58 장


정치가 듬성하면 백성은 순박해지고

정치가 촘촘하면 백성은 교활해진다


화로 여긴 것에 복이 기대어 있고

복으로 여긴 것에 화가 엎드려 있다.

누가 그 끝을 알리요?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다

바름이 비뚤어짐이 되고

선함이 변하여 사악함이 된다.

사람들이 이런 미혹에 빠진 것도

참으로 한참 되었다.


그러므로 성인은

반듯하지만 남을 해치지 않고

예리하되 다치게 하지 않고

곧지만 뻗대지 않고

빛나지만 눈부시게 하지 않는다.



[출처] [신아연의 영혼의 혼밥 622] 하루보듬 도덕경 (58/2장) '빠'나 '뽕'은 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작성자 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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