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체험하는 한 가지 방법

하루보듬 도덕경 (59/1장)

by 신아연


주말, 휴일 잘 보내셨습니까. 3월 마지막 주를 맞았네요. 남녘 독자들의 꽃 소식이 속속 올라오지만 서울은 아직 별로네요. 제가 도통 어딜 안 다녀서 그런지 모르지만. 그런데 어딜 안 가도 내 자리, 내 주변에서 꽃을 볼 수 있어야 진짜 봄이 온 거겠지요.


내 피부에 닿는 봄을 기다리는 것처럼, 내 턱 밑을 간질이는 도를 체험할 수 있는 길이 이번 주에 공부할 59장에 있습니다. 도를 체험하는 것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위정자들에게는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혜안을, 우리들에게는 주어진 삶을 잘 살 수 있는 지혜를 주기 때문이지요.


59장,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데

검약과 절제보다 좋은 것이 없다

오직 그렇게 할 때

일찌감치 도에 돌아갈 수 있다

일찌감치 도에 돌아감이 곧 덕을 쌓는 것이다.


덕을 거듭 쌓으면

하지 못할 일이 없다.

하지 못할 일이 없으면

한계에 이르지 않는다

그 정도가 되면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


나라를 지킬 정도의 도를 지닌다면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이럴 때 뿌리가 깊고 튼튼하여

장구하게 살고 오래 보게 된다.


첫 구절을 볼까요?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긴다'는 것은 관계의 수직과 수평이 균형을 이룬 상태를 의미합니다. 기독교에서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라고 할 때처럼. 예수 십자가의 세로와 가로가 만나는 지점과 같은 거죠. 그 교차점에서 이룬 것은 결국 완전한 사랑인데요, 우리는 이웃 사랑에 대해서는 선뜻 이해를 합니다. 이해만 하지 실천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데 그 이웃 사랑의 근원에 대해서는 이해도 잘 못합니다. 그러니까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은 알지만 급수원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거죠. 물을 쓸 때 급수원에 대한 생각은 거의 안하지만, 실상은 급수원이 더 중요하지요. 도덕경 말씀으로 하자면 하늘을 섬기는 것, 기독교 버전으로 말하면 하나님 사랑을 아는 것이 더 근원적이란 뜻입니다.


급수원에 대해서 잘 알고, 동시에 수도꼭지 상태도 잘 알 때 온전한 물을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위로 하늘의 원리를 알고, 옆으로 사람을 잘 알면 일찌감치 도의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 온전한 사랑을 품을 수 있다고 노자는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되면 실천, 즉 덕을 이루게 되는 것이지요.


안다는 것은 행한다는 것을 포함하며, 앎은 행으로 완성되지요. 아득한 도, 잡히지 않는 관념으로만 존재하는 것 같은 도, 그래서 알듯 모를 듯한 도를 만나는 방법을 59장에서는 아주 아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검약하고 절제하는 것으로요. 그럴 때 도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면서.


나중에 보겠지만 67장에서도 노자는 말합니다. 나에게는 세 가지 보물이 있는데 첫째는 자애요, 둘째는 검약이요, 세째는 세상에 앞서려 하지 않는 마음이라고. 노자에게는 검약이 곧 보물인 거네요. 그 정도로 중요한 거네요.


검약하고 절제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큰 미덕이지요. 특히 현대인들에게는. 지금 당장 고개를 돌려 한번 둘러보세요. 물건 속에 파묻혀 살고 있지는 않는지요? 쓸데 없는 것, 잡스러운 것, 별의별 것이 다 만들어지는 세상입니다. 마크 트웨인이 "문명이란 불필요한 물건들을 끝없이 늘려가는 것"이라고 했듯이. 공감되지요? 잡화점에 가면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란 소리가 절로 나오잖아요.


저는 가진 돈이 없어서 기본적으로는 검약하고 절제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구멍이 숭숭합니다. 여전히 쓸 데 없는 곳에 돈을 쓰고 낭비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도를 만나지 못하는 거겠지요. 이 수준에서 맴돈다면 죽을 때까지 못 만나지 싶네요. ㅜㅜ


내일은 검약과 절제를 확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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