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혹시 '안다 병' 환자?

하루보듬 도덕경(71/ 1장)

by 신아연

주말, 휴일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토, 일요일 내내 공부를 했습니다. 더위를 이기는 데도 공부만한 것이 없고, 세월을 아끼는 데도 공부가 최고입니다. 공부만 해도 되는 제 환경과, 공부를 좋아하는 제 체질과, 공부를 받쳐주는 제 체력이 새삼 감사합니다.


무슨 공부를 그렇게 하냐고요? 아시잖아요, 진리 공부지요. 그래서 뭘 배우냐고요?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다는 사실을 배우지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체 했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줄 알았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도 몰랐다는 것을 배우지요. 도덕경을 통해, 성경을 통해 '안다 병'에 걸린 제 자신을 진단받는 중입니다.


오늘 도덕경 71장이 마침 그런 내용입니다. 아픈 사람, 안 아픈 사람에 관한 진단이 명쾌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건강합니까, 병들었습니까?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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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열 작가의 '심상'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 가장 건강하며,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하는 것이 병이다.


병을 병인 줄 안다면

병이 되지 않는다.


성인은 병이 없으니

병을 병으로 알기 때문에

병이 없다.


성인의 기준이 오늘 또 하나 나왔습니다. 자기 자신을 잘 알면 성인입니다. 어떤 자기 자신? 아는지 모르는지 명쾌하게 아는 자기 자신!


'테스 형'은 성인이지요. 왜죠? "나는 적어도 내가 뭘 모르고 있다는 것은 아는 사람"이라고 했기 때문이지요.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너 자신을 알라!"고 했지요. 즉, '나처럼 뭘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지요.

공자도 성인이지요. 왜죠?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진짜로 아는 것'이라고 하셨으니까요.

우리는 어떻습니까. 뒤죽박죽이지요. 아는 것, 알지 못하는 것 구분도 안 되고, 알면서도 모른다 하고, 모르면서 안다고 하고, 아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몰랐고 등등.


그러면 도대체 뭘 명확히 알아야 하는 걸까요? '1+1=2'의 앎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요. '물체는 아래로 떨어진다'와 같은 법칙적인 내용도 아니지요.


네, 그렇지요. 71장에서 말하고 있는 '알고 모르고'의 대상은 실천과 진리에 관한 것이지요. 가령 '인간은 모두 죄인'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예수 앞에 저절로 나가게 됩니다. 죄를 용서받으려고요. 아주 건강한 사람입니다.


죄인인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예수가 뭘 해 줄 수 있겠냐고 생각한다면 절반 쯤 아는 겁니다. 제대로, 완전히 아는 것이 아니지요. 환자가 아닌 것 같지만 실상은 환자죠.


"죄인은 무슨 죄인, 내가 무슨 죄를 졌다고!", 이런다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줄 착각하는 중환자입니다.


우리는 실상 아무것도 모릅니다. 진리에 대해, 참삶에 대해 모두 눈 먼 자들입니다. 약하면서도 악합니다. 그 사실을 겸손히 인정할 때 비로소 약을 찾게 됩니다. 인간의 약함과 악함을 치료하는.


장자가 그랬지요. 유한한 존재가 무한한 것을 알려고 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단 깊고 심오한 학문의 세계만이 아니라 부연하자면 개미가 인간의 일을 어떻게 알 것이며, 하루살이가 사계절의 의미를 알 턱이 없다는 거지요. 도를 아는 것, 하나님을 아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인간의 앎으로는 그 전모를 알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라고 하는 거지요. '도는 이런 것'이라고 아는 척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도가 아니'라는. 그 사실만 알아도 우리는 겸손해질 수 있습니다. 겸손해 질 수만 있으면 앎의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아니, 그것이 앎의 전부입니다.


내일 계속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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