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꼭 품위있어야 하나?

스위스안락사 현장을 다녀온 후

by 신아연

초고령화 시대’에 품위 있게 죽을 권리는 생명 경시 풍조 등 여전히 논쟁 중인데 ‘존엄성 있게 죽을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는 추세인 것 같다.

자발적 조력사 현장을 목격하고 이를 실행한 호주동포의 마지막에 동행한 경험을 한 신 작가의 의견을 듣고 싶다.

“품위있게 죽을 권리, 존엄하게 죽을 권리, 저는 이 말에 혼란을 느낍니다. 무엇이 품위있고 무엇이 존엄한 모습인가요? 말기암 증세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며 자기조절력을 잃거나, 치매 등으로 평소 보이지 않던 인격적 누추함을 드러내면 품위와 존엄을 잃는 건가요? 간호하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신체적, 정신적, 재정적으로 힘들게 하면 품위와 존엄을 상실하는 건가요? 그 기준이 모호해요.물론 누구든 그런 식으로 자신 삶의 마지막을 맞고 싶진 않지만, 인간 존재의 실존적 한계가 그런 것 아닌가요?


제가 동행했던 분은 말기 암환자로서 통증조절이 되지 않을까 봐 무척 두려워 하셨지요. 하지만 과연 안락사가 최선이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제 마음 깊이 남아 있어요. 호스피스를 통한 통증완화케어도 대안이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본인이 아니고는 결코 알 수도, 공감할 수도 없는 결정이라는 전제하에, 그럼에도 이분의 결정이 사회에 끼치는 여파는 결코 개인적인 일이 아닐테니까요. 안락사 논쟁의 초점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호주에서 상당 기간 거주한 ‘호주동포 출신’인 신 작가는 최근 크리스천이 됐다고 들었다. 만약 지금 누군가 조력사에 동행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면 종전과는 대응이 달라질 것인가?


“이 질문엔 의아해 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는 호주에 살 때 시드니새순교회 신자였으니까요. 하지만 부끄럽게도 진정한 믿음은 없었던 것 같아요. 스위스를 다녀온 4개월 후 저는 비로소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안락사 현장 체험은 저를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묘한 장치이자 섭리임을 느낍니다.

실은 책이 나온 후 췌장암 말기 50세 여성 환자로부터 스위스에 동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이번에 돌아가신 분과 같은 단체에 가입하셨더라고요. 마음이 아팠지만 하나님을 만난 이상 이젠 그럴 수 없죠. 하나님 앞에 가장 큰 죄가 자살이니까요. 안락사나 조력사는 엄밀히 말해 자살입니다. 그 어떤 이유가 되었건..

대신 하나님을 전하고 평안을 간구하며 친구가 되어 드렸어요. 종종 이메일로 소식 전하며.”



출처 : 한호일보(

스위스-안락사_표지.jpg

http://www.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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