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원하는 사람들의 진짜 이유

스위스 안락사 동행기4

by 신아연

지난 시간에 '조력자살' 대신 '조력존엄사'라는 한국식 신조어에 설득되어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합법화를 찬성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존엄'이라는 말에 부담을 느낄 사람이 누가 있으며, '존엄하게 생을 마감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들 까닭이 없으니까요.


극한의 고통에 몸부림친다 해도 결국 회생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의식이 명료할 때 스스로 죽음을 택하자는 것이 생사에 대한 존엄한 결정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게 된 거지요.


제가 지난해 8월, 스위스에서 조력사를 택한 세 번째 한국인과 동행한 후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란 책을 낸 계기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본인이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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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저를 대동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선택이 글로 남겨지기를 원하셨던 건데, 저로서는 고인과의 약속을 지킨 셈이지만 송구하게도 스위스를 다녀온 후 제가 그만 조력사를 반대하는 쪽에 서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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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열 작가의 '심상'


그러면 그분은 본인의 선택이 왜 기록되기를 원하셨을까요? 자신이 있었던 거지요. 선진국마다 조력사가 속속 합법화되는 추세를 볼 때 우리나라에서 합법화되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여기셨던 거지요.


그분은 대한민국도 때가 되면 본인이 바람직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유언처럼 드러냈습니다. 지금 공주에 영면하고 계시는 고인은 조력사 선택을 자랑스럽다고까지 하셨지요.


이미 가신 분의 선택에 대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고, 참으로 힘겨운 결단으로 함께 자리했던 제 결정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뒤늦게나마 조력사 입법화를 찬성하는 이유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는 싶습니다.


조력사 법안의 대상자는 '회복 가능성이 없고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말기 환자'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본인이 원할 경우 의사의 도움을 받아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하자는 거지요.


그런데 막상 지난 6월 실시한 여론 조사에 의하면 본인의 육체적 고통 때문에 조력사를 택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 중 불과 13%에 그쳤습니다. 그보다는 '가족이 겪는 경제적, 정신적 부담, 그로 인한 고통(20%)'이 보다 큰 이유였습니다.


이른바 '웰다잉'이라고 부르는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권리'도 비슷한 비율을 차지했지만, 웰다잉의 내용은 다분히 추상적이고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조력사법 제정에 의미있는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거라고 추측됩니다.


가족이 겪는 고통의 경감을 위해 조력사를 택하는 경우가, 질병으로 인한 본인의 고통으로 인한 그것보다 높다는 지표는 무엇을 반영합니까. 무슨 의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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