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동행일기(8)
나는 날마다 같은 시간에 몸무게를 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체중을 날마다 경신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해도 그럴 때가 있지만. 그러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몸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 손 쓸 수 없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체중계가 몸을 지켜주는 것이다. 그럼 마음은 누가 지켜줄까? 세상에서 가장 골치덩어리인 마음, 제어되지 않고 제멋대로 날뛰는 마음은 무엇으로 잡아둘 것인가 말이다. 마음도 몸처럼 날마다 조율하지 않으면 망가지는 건 순간이다.
내게 마음의 체중계는 예수 그리스도다. 날마다 일정 분량의 성경을 읽고, 말씀을 베껴 적고, 구절을 암송하고 내용을 묵상한다. 유튜브에서 설교를 찾아듣고 찬송가를 따라 부르고 신앙간증을 접한다. 내가 만약 방송에 나간다면 어떤 간증을 하게 될까도 생각하면서.
‘예수저울’에 매 순간 마음을 올려 놓는 것이다. 24시간 예수님과 동행하는 것이다. 그 방법밖에는 달리 마음을 지킬 수 없기에.
© sixteenmilesout, 출처 Unsplash
어느 날엔가 체중계가 고장났다. 내심 기뻤다. ‘감시자’가 제 구실을 못하는 틈에 마구 먹었다. 순식간에 2킬로그램이 불어나 되돌려 놓는데 애를 먹었다. 어떤 때는 되돌아 가는데 실패해서 불어난 몸 그대로 살아야 한다. 실은 거의 그러고 산다. ㅠㅠ
예수 옆에 바싹 붙어있지 못하고 며칠 해찰을 하면(내 경우 적극적으로 죄를 짓는다기보다, 예수 믿기 전에 익숙하던 인본주의적 마인드로 돌아가는 것) 속이 다시 시끄러워지면서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죽음에 이르는 병’이 찾아온다. 절망 말이다.
그럼에도 요요를 조심해야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가 육체의 요요현상을 부르듯이 영혼에도 요요현상이 있기에.
무리해서, 급작스럽게, 어거지로 마음을 바꾸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서서히, 꾸준히 다듬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성경에서도 말한다. 마음을 싹 다 비우고, 완전히 내려놓으리라며 단시간에 호들갑을 떨다간 작심삼일은 고사하고 전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돌아와서 보니, 전에 있던 곳이 깨끗하게 청소되고 잘 정리되어 있더라. 이에 그 더러운 영이 나가서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와서 거기에 들어와 살게 되고, 결국 그 사람의 나중 상태가 처음보다 더 나쁘게 되었다. " (누가복음 11: 25.26)
사람은 고쳐쓰는 물건이 아니라는 둥, 절대 안 바뀐다는 둥, 사람이 변한 걸 보니 죽을 때가 됐나보다는 둥, 나는 이런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런 말을 싫어한다.
사람은 바뀐다. 마음의 고침을 받고 죽기 전에도 얼마든지 새 사람으로 살 수 있다. 나를 보면 알 수 있다. 나는 많이 바뀌었다. 예수 믿은 지 1년 남짓된 지금까지 내 마음은 잘 관리되고 있다. 그 비결은 날마다 체중계에 오르듯 날마다 예수님을 통해 마음점검을 받는 데 있다.
[출처] [신아연의 영혼의 혼밥 791] 예수동행일기(8) 영혼의 요요|작성자 자생한방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