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장자(25)
어제 맞은 '장자 보톡스'가 어떻게 작용하기 시작했는지요? 어제 글로 인해 '마음'에 어떤 새로운 느낌이 오는지요? 아직 아무 느낌이 없다고요? 보톡스가 원래 그렇다니까요. 바로 효과가 안 나죠.^^
장자는 '천생 이야기꾼'이라고 했지요? 의태라는 새 이야기도 당연히 지어낸 거지요. 왜, 누구를 향해 지어냈냐가 궁금하실 텐데요.
하재열 작가의 '심상'
노자와 장자가 한 편이고, 공자와 맹자가 한 편인 건 아시죠? 마치 연세대와 고려대처럼, 경상도와 전라도처럼 노장 계열과 공맹 계열은 사상적으로 대결구도이자 앙숙관계입니다. 서로 잘 났다고 으르렁거리는 거지요.
어느 사상이 국가에 채택되느냐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하던 때가 춘추전국시대이며, 수많은 학파가 있었지만 그 가운데 노장과 공맹이 용호상박의 다툼을 했던 거지요. 결국 공자계열이 승기를 잡고 유학이 주자학으로 발전하며 유교로 국시(國是: 국민의 지지도가 높은 국가 이념이나 국가 정책의 기본 방침)를 굳히게 되지요.
그래서 우리도 결국 유교국가가 되고 마는데요, 만약에 도교(노장사상을 도교라고 합니다)가 우리나라의 근간 사상이 되었다면 지금 우리의 삶도 많이 달라져 있겠지요. 기독교 사상을 뿌리에 둔 서양이 유교문화권의 동양과는 다른 모습이듯이, 어떤 사상을 받아들이냐에 따라 삶의 모양이 달라질 수밖에요.
지금이야 동서양 공히 돈이 지배하는 세상(자본주의)이니 돈이 많냐, 적냐로 사람값이 정해지지 않습니까. 그처럼 공자와 맹자 사상으로 나라를 통치할 것이냐, 노자와 장자 사상으로 갈 것이냐의 차이는 컸겠지요.
자, 이렇게 놓고 어제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죠. 아, 또 그전에 잠깐, 우리 옆에 매사 똑 부러지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 사람 옆에만 가면 무슨 지적을 당하지 않을까 지레 주눅이 들겠지요. 그런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흐트러진 모습을 못 참기 마련이지요. 옳은 행동을 하는 사람은 자기 하나 똑바로 사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그른 행동을 못 봐준다 이 말입니다.
가령 나는 이렇게 다른 사람을 돕고 사는데 너는 왜 너밖에 모르냐며,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 기어코 한 마디 하거나, 말은 안한다 해도 한심하게 여기거나 속으로 비난하고 판단하지요.
노장이 볼 때 공맹이 그런 짓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공맹의 수장, 공자가 아주 밉상이더란 말이죠. '잘난 척 대마왕'이라는 거죠. 그래서 의태 새 이야기를 만들어 공자를 은근히 '까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공자가 어떤 상황에 처했기에 이렇게 노장 쪽에서 한 방 먹이는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되었을까요?
내일 계속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독자 몇 분이 그러셔요. 제 글은 드라마 보는 것 같다고. 재미있을 만하면 끝나버린다고요. 그래서 감질나고, 그래서 다음 편이 더욱 궁금해 진다고요. 저도 글 장사꾼인데 그 정도 장치는 해 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ㅎㅎ
옛날 동해에 '의태'라는 새가 있었는데 이 새는 우둔하게 퍼덕일 뿐 제대로 날지도 못하고 아무 능력도 없는 것 같았지요. 다른 새들이 끌어주면 겨우 날며, 나아갈 때는 남들보다 앞서지 않고 물러날 땐 남들보다 뒤서지 않습니다. 먹이 앞에서도 남보다 먼저 먹지 않고 남이 먹다 남긴 찌꺼기를 먹습니다. 그 때문에 그 새는 다른 새들에게서 배척받지 않으며, 사람들도 그 새에게 해를 입히지 못하니 살아가는 데 근심을 면하게 되었지요. 곧은 나무는 먼저 베어지고 단 우물은 일찍 마르기 마련입니다.
[출처] [신아연의 영혼의 혼밥 797] 왕따 장자(25)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작성자 자생한방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