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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쓰는 두 가지 이유

내 안에 글있다 1

by 신아연




내게 글쓰기는


1. 수행의 방편

2. 시간 메우기


이렇게 두 가지다.


그렇지 않고는 글을 쓰는 일 자체를 견디기 어렵다. 의미부여는 고사하고, 왠 헛 짓이란 말인가. 왜냐면 지금은 책을 안 읽는 세상이고, 당연히 책이 팔리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책을 팔아서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작가가 몇 명이나 될까. 나도 책을 팔아서 먹고 사는 게 아니라 신문이나 잡지, 기업체 등에 이런저런 기고를 해서 살고 있지 않나. 물론 원고료로 생계를 꾸린다는 점에서 그것도 글로 먹고 사는 거지만. 하지만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순수히 내 소설과 에세이를 팔아 살 수 있으면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현재 안된다는 거다.


그러니 단지 내 수양의 방편으로 삼아야 지속해서 글을 쓸 수 있다. 글이 어떻게 수양이 되는가는 써 본 사람은 안다. 매일, 꾸준히, 조금씩 쓰다보면 그 습관이 곧 수련 수행이 되는 것이다. 경험이 말해준다.


두번 째, 나는 가족도 없고, 따라서 누구를 돌보거나 살림을 할 필요도 없고, 나혼자만 먹고 살면 되니까 어디 가서 돈을 더 벌 필요도 없고 더 벌고 싶지도 않다. 그래봤자 쓸 데 없는 거나 사고, 쓸 데 없는 걸로 방이나 더 비좁게 만들고, 쓸 데 없는 걸 사러 다니느라 시간만 낭비한다.


그럴 시간에 그냥 글을 쓰고 책을 더 읽고 싶다. 그러니 나는 하루 24시간이 온전히 나의 시간이다. 그 시간이 앞으로 한 30년 쯤 펼쳐져 있다고 할 때 뭘로 그 시간을 메울 것인가. 결국 글을 써야 하겠지.


근데 누가 물어봤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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