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와 피해자

예미녀의 맛깔난 예수(23)

by 신아연


저는 남은 제 인생의 과제를 '치유와 회복'에 두고 있습니다. 죽는 날까지 저와 제 가족들, 그리고 저와 제 가족들처럼 상처받은 사람들과 함께 가려는 거지요. 그 일을 하라고 2년 전 하나님께서 저를 만나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느니라.


로마서 11장 29절



하나님께서는 제게 글쓰는 은사를 주셨습니다. 모세의 지팡이마냥 펜 하나 가지고 치유와 회복을 이루게 하시려고. 40년을 훈련한 후 모세를 부르셨듯이, 저도 60년을 훈련시킨 후 사명자로 부르셨습니다.



하나님은 후회하거나 실수하는 분이 아니시니 제게 하신 일도 그러하실텐데, 왠지 오늘 저는 쉼없이 눈물이 납니다. 눈물이 어룽져 글을 쓰지 못하겠습니다.



왜 내게 이런 고난을 주셨는지, 왜 꼭 이런 방법이어야 했는지...



배고픈 사람일수록 형편없는 빵을 고른다는 말처럼, 방치된 어린 시절, 정서적 보살핌을 받지 못했기에 저처럼 마음이 병든 남자를 만났고, 결혼 일주일 만에 폭력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무려 25년 동안이나 그 남자를 떠나질 못했습니다.



폭우에 토사가 쏟아져 내리듯 그 남자의 폭력으로 인해 제 인생이 걷잡을 수 없이 황폐해지고, 급기야 두 아들마저 상처에 상처를 덧입고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그 와중에 놓쳐버린 다섯 살 손자도 하나 있습니다. 죄가 대물림된 결과를 찢어지는 가슴으로 또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다행히 손자는 독일에서 제 엄마와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애 엄마와 저는 소통도 계속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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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나의 소망 손자 가브리엘






그럼에도 저는 세 달 전 그 남자를 만나러 호주를 갔습니다. 어쨌거나 우리가 만든 가정이니, 우리가 잘못 이끈 가정이니 치유도, 회복도 우리가 해야하지 않겠냐고, 이른바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려 했던 것인데 돌아온 대답은 영화 <밀양>에서 전도연이 들은 것과 같았습니다.



솔직히는 제 마음에 '피해자 가해자' 구도를 품었던 건 아닙니다. 남편에게선 피해자라 해도 그 상처를 물려주었으니 아이들에게는 제가 가해자니까요. 뫼비우스의 띠처럼 남편도 자기의 원가정에서는 피해자이고, 남편에게 상처와 악한 행위를 물려 준 부모 또한 가해자이자 동시에 그 부모의 피해자인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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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호주에서 함께 나온 제 친구가 아버지로부터 끔찍한 폭력을 당한 아동학대 피해자인 어느 목사님의 이야기를 보내왔습니다. 지금 그 목사님의 사역은 '치유와 회복' 그 자체입니다.



친구는 이 영상을 보면서 많이 울었고 학대 당한 제 생각이 났다고 했습니다. 저도 마지막 부분에서 눈물이 났습니다. 이 목사님이 이담에 죽어 예수님을 만나 묻고 싶다는 말이 제가 묻고 싶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럽고 놀라웠습니다. 환경이 어떠하든지 무너지지 않는 사람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에. 이분을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만나 '치유와 회복'의 사역을 한 수 배우고 싶습니다.



제 친구는 저를 이 프로그램에 나오게 하고 싶어서 회원 등록을 했다고 합니다.^^ 제가 살아온 인생도 만만치 않다면서 저를 출연자로 추천하려고요.







https://youtu.be/9sHaQi7mj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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