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지켜본 동행자 두 사람이 만났다

예미녀의 맛깔난 예수(37)

by 신아연


제가 두 달 전, 호주에서 돌아오자마자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2년 전 경험한 안락사(조력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같은 일을 경험한 후 한 사람은 몰랐던 예수님을 알았고, 한 사람은 알았던 예수님을 버렸습니다. 한 사람은 예미녀(예수에 미친 여자)가 되었고, 한 사람은 예배남(예수를 배신한 남자)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예배남은 안락사를 신에 대한 대항, 생명에 반하는 짓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신앙을 버린 후에 안락사를 택하겠다는 거지요. 예수님을 모시고 안락사도 모시려는 사람들보다는 훨씬 양심적입니다.




기사에는 나오지 않지만 예배남은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가 한 때는 신실한 신앙인이었다는 고백처럼 들려 가슴아팠습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725500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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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조력사망에 동행한 두 사람의 인생은 갈렸다. 한 사람은 안락사 찬성자가, 또 한 사람은 반대자가 됐다. 찬성하는 이는 다니던 교회를 떠났고, 반대하는 사람은 종교에 귀의했다. 케빈(가명·52)씨와 신아연(60) 작가의 이야기다. 케빈씨는 2019년 3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조력사망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며 안락사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2019년 3월 6·7일자). 암 말기 상태로 투병하던 그의 친구는 디그니타스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 취리히 근교 파피콘에서 사망했다. 호주 시민권자인 신 작가는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던 한국인 허모(당시 63)씨의 요청으로 동행한 뒤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폐암 말기였던 허씨는 2021년 8월 스위스 바젤에 있는 페가소스의 도움으로 조력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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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조력사망에 동행한 케빈(왼쪽)씨와 신아연 작가가 지난달 2일 서울신문 대담을 위해 한 자리에서 만났다. 안주영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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