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이 좋은 일만은 아니고, 나쁜 일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을 실감한 하루였습니다.
어제 글을 쓴 후 여러분들의 염려와 위로와 기도가 쏟아져서 보내주신 카톡과 전화 안부와 댓글에 아직까지도 모두 답신하질 못하고 있습니다. 답하고 돌아서면 또 들어오고 또 쌓이고...
못다한 답신과 댓글은 이 글 보내고 드리겠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계속 오네요.^^
성경말씀과 기도문을 보내오고, 전화로 기도 해 주시고, 법적으로 대처할 구체적 방법 및 효율적 대응 방도를 함께 찾아주시고, 맛있는 저녁을 사주신 분, 오늘 점심을 사주겠다는 분 등 따스한 온정이 넘쳐났습니다.
본인은 불교신자지만 저를 위해 이번만큼은 제가 믿는 하나님께 기도하겠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임시 대피처를 제안하고, 집에까지 안전히 데려다주는 기사 역할을 자처한 분을 비롯, 두 언니들은 비행기 값과 경비를 대줄테니 잠시 호주로 피신 해 있는 게 어떻겠냐며 물보다 진한 피의 사랑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저는 어제 많이 울었습니다. 밥도 안 먹고 내내 울었습니다. 한번 터진 눈물은 걷잡을 수 없이 물폭탄처럼 쏟아졌습니다.
제가 겪은 일의 대략을 아는 사람에게 그간 당했던 억울함을 절규하듯 쏟아내느라 목이 다 쉬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힘들었구나, 이 정도로 고통스러웠구나, 불쌍한 나를 위로하며 그 간의 온갖 모욕과 협박을 눈물로 씻어낸 후 다시 살아 갈 힘을 그러모읍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깨어나지 않는 악몽에 시달렸던 지난 한 달, 아직도 끝나지 않은, 끝날 리 없는, 어쩌면 이제부터 본격화될 그 남자의 지독하고 집요한 괴롭힘을 다시금 각오하지만, 그러나 이제는 여러분들과 견뎌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코 혼자가 아님을 확인했습니다. 마치 저를 보호하는 두툼하고 안전한 성벽이 둘러쳐진 느낌입니다.
그 남자로 인해 결국은 어제 일자리를 잃었지만 사람이 우선 당장 살고 봐야하니까요. 입에 풀칠 할 길이야 또 있겠지요. 설마 굶어 죽기야 할까요.
그 남자도 제 밥줄이 끊기는 꼴을 봐야 그 집착, 그 복수의 만족감을 손톱만큼이라도 채울테니까요. 나의 불행이 그의 행복이라면 그것도 좋은 일입니다.
제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크게 반성하고 회개한 것이 있습니다.
저는 민원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공무원이나 교사 등에 대해 '그 만한 일로 자살할 것까지야, 그 정도로 힘들었다면 그 전에 그만 두면 되었을 것 아니냐'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가령 내가 꿈에도 하지 않은 생각, 품지 않은 마음, 결코 하지 않은 일을 자꾸만, 자꾸만, 자꾸만, 자꾸만, 자꾸만, 자꾸만.... 그렇게 했다고 하면서 마치 내 머리 뚜껑을 열고 들어와 있는 것처럼, 내 심장을 이식한 것처럼 마술과 주문을 걸듯이 괴롭히는데, 햐~~ 사람이 미치겠더라고요. 폴짝 뛰겠더라고요.
돌아가신 아버지 고문 당할 때 생각이 떠오르고요. 제 아버지는 정치사상범으로 무기징역을 받은 분인데요, 그 당시엔 소위 공안 사범들한테 모진 고문을 가하잖습니까. 그래서 기어이 허위 자백을 받아내곤 하잖아요.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하는.
이 남자가 딱 그렇더라고요. 내가 하지 않은 일, 품지 않은 의도를 고문을 해서 허위 자백을 받아내려는 것처럼 광기어린 편집으로 저를 괴롭히더라고요. 아닌 게 아니라 이 남자가 지독한 골수 운동권 출신입니다. 본인이 살아온 이력대로 저를 괴롭히는 거지요.
민원에 시달리는 일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계속 계속 당하다 보면 '이 괴롭힘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겠지요. 그 길이 곧 자살이겠고요. 저도 딱 그 심정입니다.
그래서 반성하고 회개했습니다. 그 사람의 사정이 되어보기 전에는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럼에도 저는 신앙이 있습니다. 제가 신앙이 없었더라면, 예미녀가 아니었다면 저도 그런 선택을 했을 것 같습니다. 믿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이 예미녀, 이번 일을 겪으면서 톡톡히 체험하고 있습니다.
신명기 31:6
너희는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와 함께 가시며
결코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실 것임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