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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아연 Mar 21. 2024

스위스 안락사, 조력자살 현장을 직접 보고 와서 1

신아연의 영혼맛집 931


4월부터 목, 금요일에 조력자살(안락사)에 관한 글을 쓰기로 했는데, 최근에 제가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한 내용이 있어서 오늘 그 글을 올립니다.  




요즘 조력자살(안락사) 이슈가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이 앞장서서 '조력자살 찬성' 쪽으로 사회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다수 여론에 끌려가는 언론의 미숙함과 편파적 태도가 유감스럽고 우려스럽습니다. 




조력자살에 관해 '찬반논쟁'을 시작해야 할 판에 마치 결론이 나기라도 한 것처럼 치우친 보도들을 하니.  




논쟁이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각각 자기의 주장을 말이나 글로 논하여 다툼'이라고 사전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찬반이 팽팽해야 건강한 사회라는 거지요. 




차제에 중앙일보에서는 균형있게 제 말과 글을 보도해 줘서 그나마 안도합니다. 


  














조력존엄사 현장 경험한 신아연 작가 


“안락사 논쟁, 찬반 팽팽해야 


건강한 사회”












신아연 작가




조력사망 합법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성급한 입법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문화 콘텐트는 간접체험을 제공할 뿐, 실제로 조력사망 현장을 경험한 한국인은 극소수다. 지난 2021년 호주교포 허모씨의 스위스 조력존엄사 여행에 동행한 신아연(사진) 작가의 책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가 진귀한 기록인 이유다. 신 작가는 “독자의 마지막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동행했지만, 다녀온 이후 내 생명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는 확신이 생겼다”면서 조력존엄사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현장 동행 후 왜 반대하게 됐나.


“마지막 순간에 목숨을 이렇게 처분하는 건 아니라고 봤고, 그분의 뜻으로 책을 쓰면서 신앙을 갖게 됐다. 그분은 태어나는 건 내 의지가 아니지만 가는 건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러면 생명이라는 동전의 앞뒤가 안 맞지 않나. 오는 게 내 선택이 아니었듯 가는 것도 내 선택이 아니라는 내면의 음성을 들었다.”




말기 환자들의 고통을 공감 못하는 것 아닌가.


“모서리에만 찧어도 데굴데굴 구르는데 왜 모르겠나. 그런 환자를 넘어 ‘소풍’이나 ‘플랜75’처럼 고령자나 사회적 약자에게로 대상이 넘어간다는 게 문제다. 네덜란드에서 어린아이까지 안락사를 허용한 것처럼 법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니 해석과 적용 범위가 넓어질 수밖에 없다. 캐나다에서 처음 조력사를 시행한 의사도 ‘조력사의 실상은 육체의 극한이 아니라 정신적인 한계에서 하는 선택’이라고 했는데, 기저귀 차고 추한 꼴 보이고 싶지 않은 현대인의 자아의식인 거다. 그러나 그것이 어떻게 자살의 이유가 될 수 있나.”




남겨진 사람들도 직접 목격했는데.


“삶을 스스로 중단하는 걸 본 가족은 트라우마가 생긴 듯 했다. 그래서 죽음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고 보게 됐다. 남겨진 사람은 남은 생을 추억으로 살 텐데, 조력존엄사로 마감하는 건 피가 응고되지 않는 느낌이다.”




찬성 80% 속 반대 입장에서 대안을 제시한다면.


“안락사 논쟁은 찬반이 팽팽한 게 건강한 사회다. 급격하게 찬성 쪽으로 기운다는 건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과잉의료를 없애고 예전처럼 집에서 임종할 수 있게 하는 게 대안이라 본다. 우리는 의료비도 본인부담이라 가족 눈치를 보며 내가 죽어줘야 한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서양의 선도국들은 개인주의에다 의료비도 국가지원이라 선택이 자유로울 수 있지만, 우리 사회는 백번 양보해도 시기상조다. 가족중심주의 가치관부터 바뀌어야 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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