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매주 수요일 자생한방병원에 쓰는 한방칼럼이 통째로 날아가는 바람에 지금 새로 써야 해서, 오늘 안락사 이야기는 부득이 쉬어야겠습니다.
눈 건강이 좋지 않아 하루 3시간 이상은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지금 안락사 글을 쓰게 되면 자생병원 칼럼을 쓸 눈의 힘이 남지 않게 되니까요.
어이없이 글이 날아갈 때가 있습니다. 다 쓴 글을 '클릭'하는 순간 전광석화처럼 어딘가로 훅 사라져버려 결코 되찾을 수 없는.
머릿 속만 하얘지는 게 아니라 머리카락도 하얘지는 순간이죠. 영원히 우주미아가 되어버린 내 원고, 사망한 내 글, 어디로 간건지 애닯고 궁금해 미칠 지경일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우리의 마음, 우리의 죽음에 대한 누군가의 마음도 그러하겠지요.
오늘은 어제 <더피알>에 나간 글 '90 노인의 육체 자랑'을 대신 올립니다. 눈을 아껴 한방칼럼을 써야 하니까요.
더피알=신아연 | “내 나이가 올해 90살이요, 무려 90살이라고요!”
얼마 전 지하철 안에서 내 옆의 옆자리 남자 노인이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본인 일행과의 대화인 줄 알고 소리를 듣고도 모두들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노인이 다시 한 번 소리쳤다. 자신의 나이가 90세라고. 그제야 함께 탔던 사람들이 하나 둘 쳐다보기 시작했고, 뭐라고 대꾸해야할지 난감해하던 차에 대표로 내가, 앉은 자리에서 목을 빼고 “정말 젊어 보이시네요!”라며 짐짓 감탄했다.
그러나 그분은 나 하나의 반응 정도로는 성이 안 찼는지 다시금 지하철 안 사람들에게 나이를 확인시키며 치아조차 틀니나 임플란트가 아닌 모두 자신의 것이라고 입을 벌려 자랑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분은 90 연세에 비해 족히 20년은 젊어 보이는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90 노인이 70대로 보이는 것이 그토록 큰 소리로 떠벌릴 자랑거리란 말인가.’ 나는 바로 다음 역에서 내렸기에 망정이지 그대로 있었더라면 더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불현듯 노인이 치매에 걸린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글은 아래 링크에서 이어집니다. 클릭하셔서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www.the-pr.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