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리비 재판일지(1)
오늘부터 저의 새로운 재판일지를 시작합니다.
저는 바야흐로, 시나브로 법대로 살기로 하면서 강해지고 명료해지고 당당해졌습니다. 종교가 주지 못했던 '현실승리'를 법은 말끔히, 깔끔히 가져다 주었습니다.
오른뺨을 맞고 왼뺨도 내줘야 하는 것이 '정신승리'라면, 그것이 종교의 정신이라면, 법 정신은 애초 오른뺨을 맞을 일도, 따라서 왼뺨을 대 줄 필요도 없는 '현실승리'를 이루게 합니다.
법대로 사는 것이 가장 편안하고 평안하고 안전하고 공정합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 하더라도, 그래도 없는 사람이 믿을 수 있는 것은 법 밖엔 없습니다. 개떡 같은 세상살이에 억눌려 억울한 사람이 신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마음의 평안이지만, 법을 따라 살면 그 억눌림과 억울함이 해소될 뿐더러 삶 자체의 평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법에 기대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저는 약하고, 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저는 강합니다. 씨알재단(이사장 김원호)과 재판을 해 보고 알았습니다. 필설로 할 수 없는 재단으로부터의 모욕과 부당함이 재판을 통해 단칼에 날아갔으니까요.
(현실에서) 약한 처지일수록 (법적으로) 강해져야 합니다. '법 없이 살 수 없는' 약자이지만 '법이 있어 살 수 있는' 강자인 저 신아연의 두 번째 재판일지, 이제 시작합니다.
15평 상가에 관리비가 100만원이라는 귀를 의심할 소리 들어보셨는지요? 이쯤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배꼽만 있고 배는 없는 형국입니다. 그런 기형이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한술 더떠 '깜깜이 관리비, 닥치고 관리비, 묻지마 관리비'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제가 시작한 재판은 이런 행태의 관리비입니다.
지난 9월, 보증금 3천만 원에 월세 45만 원, 7평 원룸으로 이사 오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 작은 방에 관리비가 무려 7만 원이라니!
평당 관리 비용이 1만 원꼴인 셈인데,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낼 때 내더라도 내용이나 알고 내자며 '관리비 내역서'를 보여달라고 하자, 돌아온 대답이 그건 알 거 없고, '무조건, 닥치고 내라'였습니다.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냐? 헛소리도 유만부동이지, 내 돈이 매월 7만 원씩 나가는데 내가 왜 닥치고, 깜깜이로 내야 하냐며 항의하자, "그딴 거 물어볼 거면 당장 방 빼!"라며 겁박을 해왔습니다.
그런 개소리에 꿈쩍할 신아연이 아니죠.
월세 안 내서 쫓아낼 수는 있어도, 관리비 안 냈다고 쫓아낼 수는 없으니, 더구나 안 내겠다고 한 적 없으니, 잔말 말고 어서 내역서나 보여달라고 계속 요청을 했습니다.
저의 끈질긴 요구에도 절대로, 단연코, 결단코, 목에 칼이 들어와 죽으면 죽었지 관리비 내역서는 보여줄 수 없으니, 묻지마로 내든가 아니면 당장 나가라고 협박을 해대니 전들 도리가 없잖습니까.
그래서 소송을 했지요. 관리비 내역서를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내역서 보기 전에는 관리비를 낼 수 없다고 법원에 호소하는.
지난 달 11월 13일, 제가 원고가 되어 소장을 접수하고 그렇게 재판이 시작되었습니다.
내일 계속하겠습니다.
관리비 7만원 7평 원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