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탄핵하지 못하는 이유
황도수 신아연의 탄핵대담1
"니 여편네와 아들 딸도 탄핵해라. 탄핵이 옆집 개 이름이냐? 탄핵관종이다. 탄핵 말고는 아는 게 쥐뿔도 없지."
탄핵을 남발하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기사 댓글들입니다. 참 '웃픈' 현실 속에 우리가 살고 있네요. 어제 성탄절, 이재명이 교회를 갔던 모양이죠. 그 기사 밑에 "예수도 탄핵하지 그러냐?"는 댓글에 파안대소할 뻔 했습니다.
그리곤 "너희가 탄핵을 아느냐?"라고 허공을 대고 일갈하고 싶어집니다. 헌법학자이자 '탄핵 전문가'인 황도수 교수에게 물었습니다.
탄핵이 무엇인지, 탄핵의 대상은 누구인지, 탄핵 받을 죄는 무엇이며, 탄핵을 당하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사례는 어떠하며, 우리나라의 탄핵제도는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외국의 경우는 어떤지 등등 궁금한 것이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황도수 신아연의 월화대담에 이어 '탄핵대담'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신아연 :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어제 성탄절은 잘 보내셨는지요? 이번에는 탄핵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또 찾아왔습니다. 바로 여쭙겠습니다. 탄핵의 대상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요? 기사 댓글처럼 자기 아내나 아들 딸은 아닐거고, 예수는 더욱 아닐 것 같은데요.^^
황도수 :
아내나 아들 딸이 고위 공직자라면 대상이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예수는 탄핵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공무원이 아니니까요. ㅎㅎ
신아연 :
아, 그렇다면 탄핵은 일반인이 아닌 공무원만 당하게 되는 거네요. 그것도 고위직 공무원이.
황도수 :
그렇지요. 하위직 공무원의 잘못은 그 상급자가 책임을 묻지요. 그러나 고위 공직자는 잘잘못을 따져 물을 윗사람이 없잖아요. 그러니 따로 재판제도를 둬야겠지요. 그것이 탄핵재판입니다.
신아연 :
아, 그런 거군요. 그럼 탄핵 대상이 되는 고위직 공무원이란 누구를 말하나요?
황도수 :
대통령을 비롯해서 국무총리, 장관, 판사, 검사, 헌재 재판관, 중앙선관위 선관위원 등 법에 그 대상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신아연 :
대한민국에서 방귀깨나 뀌는 사람이 탄핵 대상이군요. ㅎㅎ
황도수 :
하하, 재밌는 표현이네요.
아까 '책임을 묻는다'라고 했는데, 책임이란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대한 법적 불이익이나 제재를 가하는 일을 뜻합니다. 책임에는 민사책임, 형사책임, 행정책임이 있지요. 공무원법 같은 행정법 위반은 행정 책임을 묻게 되지요.
신아연 :
한 가지 잘못을 했을 때, 민사상, 형사상 책임을 지는 것 외에도 공무원은 책임이 한 가지 더 발생한다는 의미군요. 말하자면 재판을 삼중으로 받게 되는.
황도수 :
가령 일반인이 물건을 훔치거나 사람을 때렸다고 할 때는 민사와 형사상 책임을 지게 되지만, 공무원은 공무원 신분이란 이유 때문에 같은 사안에 대해 민사, 형사, 행정 세 가지 책임을 다 져야하는 거죠.
신아연 :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세요.
황도수 :
민사는 개인 대 개인끼리의 법률관계이며, 형사는 개인 대 국가의 형법적 법률관계를 말하죠. 폭행의 경우 매맞은 상대방에게 손해배상 민사책임을 짐과 동시에 국가의 벌(형사책임)도 받아야 하는 것처럼.
신아연 :
사람을 때리면 민사, 형사 책임이 발생하는데, 여기에 공무원이 사람을 때리면 벌(행정책임)이 한 가지 더 따라 온다는 의미군요. 일타쌍피도 모자라 일타쓰리피'라고 할까.
황도수 :
하하, 그 말도 재밌네요.
공무원이 잘못했을 때 묻는 행정 책임을 징계라고 해요. 탄핵절차는 징계 절차의 한 형태지요. 다만 고위직 공무원에 대해 마련한 특별한 징계절차를 따로 이름 붙인 것이죠.
신아연 :
'탄핵이란 고위직 공무원에 대한 징계절차', 말씀 감사합니다. 그 잘못이 어떤 잘못인지 '황도수 신아연의 탄핵대담', 내일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황도수 건국대학교 교수
2020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회 위원장
2017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
2007~2009 동아일보 독자인권위원회 위원
2006~ 건국대학교 교수
1999~2006 황도수법률사무소 변호사
1989~1999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1985 제27회 사법시험 합격
저서 : 법을 왜 지켜(2022, 열린생각, 현재 절판, 개정판 2024. 2. 출간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