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도수 신아연의 정의대담6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황도수 신아연의 정의대담'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현안이 워낙 다급하게 돌아가다 보니 원래 하려고 했던 기획이 삐걱대는 것 같아 독자들께 송구하고 제 마음도 편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요즘처럼 '보수&진보'라는 말을 자주 하는 때도 없기에 정의대담이 동떨어진 궤도를 타고 있지는 않아 다행입니다.
신아연 :
교수님, 주말 잘 보내셨습니까. 요즘 자주 뵙습니다.^^
사람은 함께 살 수 밖에 없기에 공동체를 이루게 되면 일정한 질서를 갖게 되는데, 그 질서 안에서 힘을 가진 쪽이 보수라고 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질서, 무슨 힘이지요?
황도수 교수 :
권력과 돈의 힘이지요. 왕조국가의 질서에서는 왕과 그 주변 귀족이 보수, 공산주의적 질서에서는 공산당과 그 당원들이 보수, 자본주의 사회 질서에서는 자본가(재벌)와 고위직 정치권력자들이 보수죠.
신아연 :
그 가운데 국가 권력이 가장 크기 때문에 국가 전체를 운영하는 정치세력으로 보수정당, 진보정당이 나뉜다고 하셨지요.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의 힘이 보수정당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진보정당으로 양분되어 있고요.
황도수 교수 :
하지만 진보정당은 이재명 독재로 궤멸되었죠. 국민의 힘이야 원래 보수였지만 민주당은 '권력보수'로 변질되었으니까요. 현재로선 두 정당 모두 보수정당이라고 하는 게 옳겠죠. 다른 말로 서민대중을 위한 정당은 없다는 뜻이죠.
신아연 :
온갖 미사여구로 말로만 진보를 표방할 뿐, 실제로는 권력을 독식하려는 두 얼굴의 흉측한 메두사가 연상됩니다. 기존 질서 속에서 원래 내꺼만 챙기려는 게 보수라는 점에서 '원조 보수'는 적어도 역겹지는 않지만, 사회를 고루 이롭게 하자는 빈 말 속에 실상은 보수보다 더한 권력욕을 똬리 틀고 있는, 진보를 가장한 보수의 위선은 구역질 나고 역겹습니다.
지난 시간에 김수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의 '대발이 아버지'를 보수의 원조로 비유해 주셨는데요, 오늘도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가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timetosapyo/223717014150
황도수 교수 :
대발이 아버지는 유교적 질서 속에서 힘을 가진 존재죠. 가부장권을 가진. 그런데 그 사돈댁 아버지는 힘을 가졌으면서도 그 힘을 함부로 행사하지 않잖아요. 폭군 기질의 대발이 아버지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면모로, 늘 가족 전체의 의사를 존중하고 민주적으로 가정을 경영하는 가장이죠. 일전의 신작가 표현대로 하자면 '착한 보수'죠.^^
신아연 :
네, 맞습니다.^^
가정 내의 착한 보수는 <사랑이 뭐길래>의 김세윤 씨 같은 사람인데, 국가적, 사회적으로 착한 보수란 어떤 보수일까요?
황도수 교수 :
지금 자신이 가진 것이 오직 자신의 힘으로만 이룬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보수죠. 나아가 그것을 공동체와 함께 나누려는 보수죠.
신아연 :
대담 초기에, 가진 자가 꼭 나쁜 건 아니라는 반론이 있었습니다만...
황도수 교수 :
물론이죠. 가진 자라는 게 나쁜 건 아니죠. 그 질서 속에서 열심히 살았다는 뜻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보수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죠.
그러나 저 잘나서 가진 자가 됐고, 저 못나서 못 가진 자가 됐다고 오만하게 단정하며, 그 오만함으로 못 가진 자들을 개, 돼지 취급하는 자들이 나쁜 보수라는 거지요.
제대로 된 보수는, 신 작가 표현대로 '착한 보수'는 자기가 많이 가지게 된 이유를 알고 있지요. 그 이유를 알면 사회와 함께 나눌 수 밖에 없겠고요.
신아연 :
어떻게 많이 가지게 되었지요?
시간이 다 되었으니 그 이유는 내일 듣겠습니다.
황도수 건국대학교 교수
2020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회 위원장
2017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
2007~2009 동아일보 독자인권위원회 위원
2006~ 건국대학교 교수
1999~2006 황도수법률사무소 변호사
1989~1999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1985 제27회 사법시험 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