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출판사를 차린 이유 2

[열린생각 출간일지 2]

by 신아연


20년도 더 전에 나온 책,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생각나지 않지만 제목만은 또렷이 기억나다 못해 뇌리에 각인된 책이 있습니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그 책 제목에 이끌려 저는 이른바 ‘입지(立志 ;뜻을 세우다)’를 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추구할 목표와 의지를 확고히 정한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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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바로 그래서입니다.


한국에 부정선거가 있든 말든, 아랫도리 벗은 수치심조차 잃은 망령 난 노인네처럼 주호영이 추태를 부리든 말든, 집주인한테 빨대 꽂혀 젊은이들이 인생 자체를 저당 잡히든 말든, 조력사 확대 입법화가 되든 말든 호주 국적자인 나는, 집도 있고 직업 든든한 내 자식들은 그 어느 곳에도 해당 사항 없다며 콧노래를 부를 수 없는 것은 그래서입니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미냐는 거죠.


독거노인에, 벌어 놓은 돈이 있나, 자식들과는 천리만리 떨어져 외롭기 그지없지, 신아연이 을매나 잘 산다고 재미 씩이나? 하실 수도 있겠어서,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의민겨‘라고 바꾸겠습니다.


그렇습니다.


벼랑 끝까지 몰린 한국 모든 상황에 감놔라, 배놔라 하면서 제가 오지랖을 떠는 이유는 나 혼자만 잘 사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제 독자들 중에는 혼자만 잘 살믄 그만이라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지위 있겠다, 죽을 때까지 먹고살 돈 있겠다, 최악으로 치달아 결국 이재명 독재국가가 된다 해도, 중국 속국이 된다 해도 본인 사는 데는 아무 지장 없다고 믿는 사람들.


먹고 사는 데 아무 지장 없는 사람으로 치면 황도수 변호사도 둘째가라면 서럽죠. 대학교수로 정년을 맞았으니 연금 따박따박 나오는 건 기본이고, 다시 변호사 업무를 시작하게 된데다 4심제로 인해 몸값이 두 배로 뛰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초석을 다지고 몸통을 이룬 황변호사는 법조계의 레전드로 알려져 있으니까요.


이런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밤낮으로 나라 걱정이겠습니까.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 겨 정도가 아니라 혼자만 잘 살믄 결국엔 그 혼자조차, 나조차 무너진다는 것이 불 보듯 뻔연히 보이기 때문이지요.


’혼자만 잘 살 순 없다‘에 뜻이 통한 황도수와 신아연이 이번에는 배짱까지 맞아 함께 잘 사는 재미와 의미를 글로 남기기 위해 출판사를 차렸다는 것 아닙니까.


그럼 둘이는 어떤 책을 낼 것인가?


내일 말씀드리겠습니다.


2026. 3. 25 / 니꺼내꺼 정의롭게 신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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