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글을 쓰고 댓글을 확인하다가
나는 문득 멈췄다.
하루에도 수십 개, 수백 개의 글과 메시지가 오가는
브런치의 화면 속에서,
한 줄 한 줄이 마치 누군가가
조용히 내게 말을 건네는 순간처럼 다가왔기 때문이다.
다음 댓글로 넘어가려던 손이 멈춘 건
단순히 글을 읽어서가 아니었다.
그 문장 속에
누군가의 마음과 체온이 스며 있는 순간을 느꼈기 때문이다.
잠시 숨을 고르고 화면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이 마음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그래서 답을 남기기로 했다.
이 글은 바로 그 답장이다.
내 흔들림을 알아봐 주고
말없이 마음을 건네준 분들께 보내는
조용한 답장이자,
그 온기 덕분에 다시 숨을 고를 수 있었던
나 자신에게 남기는 기록이기도 하다.
그 감정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나는 이 글을 쓴다.
며칠 전,
〈글을 계속 써도 되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날〉이라는 글을 올리며
나는 나 자신에게 수없이 질문을 던졌다.
정말 계속 써도 되는 걸까.
이 길을 끝까지 걸어갈 수 있을까.
글을 쓰는 일이 나를 살리는 일인지,
아니면 나를 조금씩 닳게 만드는 일인지—
하루를 보내며 글을 쓰고,
댓글을 확인하고,
독자들의 반응에 마음을 쓰던 지난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누군가의 공감에 기뻐하다가도
한 줄의 말에 하루 종일 마음이 머무는 날이 있었고,
성의 있게 답글을 남기다 보면
책을 덮어두거나
남편과 보내던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리기도 했다.
글쓰기가 즐거움이면서도
어느 순간부터는
조심스레 견뎌야 하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부정할 수 없을 때가 있었다.
그래서 그날은
용기를 내어
아주 솔직한 마음을 꺼내놓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아주 많은 마음이
나에게로 걸어왔다.
댓글로,
메시지로,
그리고 조심스러운 문장들로.
하나하나의 글을 읽는 동안
마음이 뜨거워졌고,
몇 번이나 화면을 덮었다가 다시 열었다.
누군가 내 흔들림을 알아봐 주고,
말없이 손을 내밀어 주고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큰 힘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눈시울이 붉어졌고,
그날의 눈물은
슬픔이 아니라
위로가 밀려와 넘친 눈물이었다.
이 글은
그 감사한 마음을 기록하기 위해 쓰는 글이다.
그리고 내게 건네진 응원의 온기를
다시 독자들에게
조심스럽게 건네기 위해 적는 문장이기도 하다.
어떤 작가님은
원래 세 편으로 마무리하려던 글에
나를 떠올리며
한 편을 더 보태셨다고 전해주셨고,
또 다른 작가님은
내 글이 마음에 남았다며
나를 위해
따로 글을 적어 올려주셨다.
몇 달 전 본인이 쓴 글을
조심스레 보내며
“나도 같은 시간을 지나왔다” 고
말씀해주신 분도 있었다.
또 어떤 분은 댓글로
“글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결국 작가 자신을 성장시키는 시간입니다” 라고 남겨주셨고,
또 다른 분은
내 글이 “따뜻한 차 한 잔 같다” 고 표현해주셨다.
그 문장들을 읽으며
나는 몇 번이나 숨을 고르고 다시 읽었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마음을 써주고 있다는 사실이
쉽게 믿기지 않았다.
사실 이 글에 담고 싶은 감사의 마음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
댓글 하나하나,
메시지 한 줄 한 줄이 모두 소중해서
이 글 안에 다 옮기지 못한 마음들이
오히려 오래 남는다.
그럼에도 분명히 말하고 싶다.
정성스럽게
위로와 격려, 그리고 사랑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이름을 부르지 못해도
그 마음들은 스쳐 지나가지 않았고
내 마음 어딘가에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댓글과 메시지를 읽으며
나는 다시 느꼈다.
브런치라는 이 공간은
단순히 글을 올리고 읽는 곳이 아니라,
서로의 체온이 머무는 자리라는 것을.
이번에 받은 수많은 마음을 읽으며
나는 깨달았다.
잠시 멈춰 서는 시간조차
글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을.
조금 느리게 걸어가도 괜찮고,
숨을 고르는 날이 있어도 된다는 것을.
글을 쓰는 일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을 정리하고
나 자신을 지켜내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긴다.
브런치에서
나를 알아봐 주고
글에 마음을 보내준 독자들 덕분에
나는 다시 글 앞에 앉을 수 있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 길 위에서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글 앞에서 잠시 멈춰 서 있다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쓰지 못하는 날도,
잠시 먼 하늘을 보다가
다시 돌아오는 날도,
모두 글의 시간이라고 믿으며
나는 오늘도
한 줄을 남긴다.
멈춤을 두려워하지 않고,
숨을 고르는 날마저 안고
나는 계속 쓰겠다.
이 온기를 잊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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