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났던 날
이미 오래된 순간이지만
아직도 처음 만난 날이 선명하다.
그날은 매서운 바람이 요동치던 겨울이었다.
토끼 지식을 몰랐던 할머니가
새끼들에게 손을 대는 바람에
어미는 더 이상 돌보지 않았고,
새끼들은 추위 속에 놓여 있었다.
그나마 숨이 붙어 있던 작은 새끼 두 마리를 발견하고
이대로 두면 얼어 죽을 것 같다며
막냇동생은 토끼 새끼들을 데리고 왔다.
내 손바닥 위에서
눈도 뜨지 못한 작은 생명이 꿈틀거렸다.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안고
하룻밤을 보냈다.
하지만 다음 날,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별이 되었다.
하룻밤 사이 정이 들어버린 우리는 눈물을 머금고
남은 한 마리만큼은
꼭 살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너를 만나게 됐다.
내 인생에 반려동물은
없을 줄 알았다.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일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그것도 토끼라는 존재로
시작될 줄은 몰랐다.
얼떨떨했고
당황스러웠다.
그렇게
따뜻한 작은 생명과
내 인연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