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1 - 나를 관통하는 주역
[책 첫 장 문구]
한국 사람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주역으로 사는 사람들이라 말하겠다
주역을 공부하다 보면
“이건 많이 듣던 말인데…” 하게 된다
우리 할머니도 입에 달고 사시던 그 말들.
한국인의 정서와 삶이
여기에 몽땅 쓰여 있음을 발견하고
책장을 덮으며 깨닫는다.
아, 우리는 주역의 나라였구나!
[머릿말]
무헌사(無獻辭)
어느 날 아내에게 말했다.
선생은 그런 생각이 없겠지만,
나는 아마 김흥호 선생의 제자가 될 것 같다고.
이 글은 헌사를 갖지 않는다.
배웠다면 이미 떠나왔고,
닮았다면 이미 벗어났다.
남은 것은
내가 끝까지 책임질 문장뿐이다.
[뒷장 문구]
안다고 하는 자는 모르는 자요,
가르치려 드는 자는 타자의 영혼을 포획하려는 자다.
지식은 밖에서 오나 가르침은 오직 내 안에만 있다.
타자는 다만 나의 걷는 법을 볼 뿐이며,
나는 그저 나의 길을 진동하며 나아갈 뿐이다.
다 건넜다 말하지 마라.
미제(未濟)의 강가에서 우리가 나눌 수 있는 마지막 인사는
서로의 젖은 꼬리를 묵묵히 응시하는 그 고요한 공명뿐이다.
下坐 하 성 일
[속 표지 문구]
이 책은 주석이 아니다.
점술서도 아니다.
주역을 해석하려는 책이 아니라,
주역으로 한 사람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쓰는 책이다.
주역은 읽는 책이 아니라
사람을 바꾸는 책이어야 한다.
사람을 바꾸지 못한다면, 그 책은 이미 죽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