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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감시 실무자의 현실:

이상사례는 왜 아무도 보고하지 않았을까?

by 약물감시 실무노트


안녕하세요. 저는 국내 제약사에서 약물감시(PV) 실무를 4년째 맡고 있는 현직 실무자입니다.
현재는 시판 후 PV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임상 PV도 경험했습니다.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 PV팀이 그러하듯, 저 역시 ‘1인 PV팀’으로서 PV 실무 전반을 직접 수행해 왔습니다.

오늘은 제가 PV 업무를 하면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이상사례 보고 실무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이상사례 보고, 왜 아무도 하지 않았을까?

첫 번째 직장은 신약 벤처 기업이었습니다. 임상 PV를 맡았고, 예상하지 못한 약물이상반응(SUSAR)을 보고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SUSAR 보고가 단 한 건도 이루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약물이랑 직접 관련성 없는 것으로 하자. 괜히 보고해서 이슈 만들 필요 있나?"
"SUSAR 없어도 문제없는데 굳이?"


그 당시에는 이 말들이 그럴듯하게 들렸고, 저도 초보 실무자로서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쳤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건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PV 업무의 핵심인 '인과성 평가(Causality Assessment)' 자체를 회피한 것이었습니다.



2. 두 번째 회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두 번째 회사는 시판된 제품들이 많은 곳이었고, 신약 복합제도 출시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 역시 이상사례 보고는 한 건도 없었고, **"보고해야 하는 줄 몰랐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놀랐습니다.

이곳에서는 규정 및 SOP에 이상사례 보고 절차가 명시되어 있었지만, 이를 알고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게다가 실제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행정처분을 받은 적도 없다 보니,
‘보고 안 해도 문제 없다’는 문화가 조직 전반에 퍼져 있었던 겁니다.




3. 문제는 업계 전반에 있다

이상사례 보고가 없었다는 건 한두 회사의 문제가 아닙니다.
업계 전반에서 PV 업무가 '법적으로 하라니까 하는 일', 혹은 **'해도 티 안 나는 일'**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식약처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이상사례 보고가 단 한 건도 없었던 회사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제는 명확하게 **보고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아야 합니다.




4. 마치며

저는 앞으로 이 글에서 약물감시 실무자가 현장에서 겪는 시행착오와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PV 실무자분들뿐 아니라, 제약사 관계자나 약물감시를 외주로 맡기려는 분들께도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글쓴이 소개**

국내 제약사에서 약물감시 실무를 맡고 있는 PV 담당자입니다.

임상 PV부터 시판 후 안전관리까지, 실무 현장에서 느끼는 혼란과 통찰을 바탕으로

제약 관계자와 PV 실무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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