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출신 엄마의 매일 경제 읽기 — 10
2030의 술자리가 줄고 회식이 줄었다.
대신 피부과, 헬스장, 자기 계발 강의 소비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용이 불안정 때문에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2030인 나도 그렇게 살고 있었다.
임신 중에도 매일신문을 읽고, 책을 읽고, 영어 공부를 하고, 코칭 수업을 들었다.
비폭력대화 강의도 이수했다.
전부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이었다.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기준으로 하루를 채웠다.
나 또한 어느 순간부터 술자리를 좋아하지 않게 됐다.
소모적이고 남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돌아보면 꽤 오래전부터 나는 이익추구형 소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꽃꽂이를 접했다.
꽃을 만지고, 냄새를 맡고, 내 마음대로 꽂는 그 시간.
이걸로 장사를 할 것도 아니고,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재료비가 꽤 든다.
그래서 처음엔 이 돈을 써도 되나, 자꾸만 양심이 찔리기도 하고, 망설여지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이익추구형 사고방식에 완전히 물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큰맘 먹고 꽃꽂이를 시작하니 그 시간이 내 생각보다 훨씬 힐링이었다.
딱히 뭔가를 얻은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조용한 기쁨 같은 것이 있었다.
생각해 보면 "쓸데없는 짓"에는 힘이 있다.
아무런 목적 없이 무언가를 하는 그 시간이 오히려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이득과 상관없이 내가 좋아서 하는 것.
그게 여유가 되고, 힐링이 되고, 어쩌면 나라는 사람에 대한 자존감이 되기도 한다.
효율을 따지지 않아도 되는 시간. 성과가 없어도 되는 시간.
그 시간이 사실은 꽤 필요한 것이었다.
2030 세대가 술을 줄이고 자기 계발을 늘리는 건 분명 현명한 선택이다.
그런데 그 자기 계발마저 전부 미래를 위한 투자로만 채운다면,
정작 지금의 나는 어디 있는 걸까.
나에게 이득이 없어도 되는 무언가 하나쯤은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아주 사소한 것이어도 된다.
꽃 한 송이 꽂는 것, 그냥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 길 가에 들꽃을 발견하면 이름을 찾아보는 것일지라도.
그게 나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 될 수 있다.
오늘의 한 줄
미래를 위한 투자 현명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위한 쓸데없는 짓도 하나쯤은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