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출신 엄마의 매일 경제 읽기 — 16
네이버 지식인이 나온 것은 2002년
나의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모르는 게 생기면 네이버 지식인에 질문을 올렸다.
맞춤법도 신경 쓰고, 상황 설명도 최대한 자세하게 썼다.
답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_) 꾸벅 이런 것도 항상 남겼던 것 같다.
가끔은 일부러 말투를 어른인 척하기도 했다.
그리고 하루, 이틀 매일 클릭하며 답변이 오길 기다렸다.
답변이 달리면 설렜고, 틀린 정보라도 고마웠다.
가끔 답변자에게 혼나면 시무룩해지기도 했다.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화면 너머에 진짜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직접 한 글자 한 글자 답을 썼다는 느낌이 강했다.
네이버 지식인.
그 지식인이 사라지고 있다.
2016년 28만 건이던 질문이 지난해 4000여 건으로 줄었다.
지난달 이용자 수는 7만 명.
4000만 이용자가 묻고 답하는 공간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다.
지금 지식인에 남은 건 전문직들의 광고성 답변과 매크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언제부터였을까?
챗GPT가 나오고부터일 것이다.
2022년 11월, 조용하게 세상에 나온 챗GPT는 불과 3년 반 만에 지식인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아니, 사실 나는 챗GPT를 쓰고 몇 달 만에 지식인을 아예 안 쓰게 됐다.
수일을 기다려야 했던 답변이 이제 수초면 나온다.
복잡한 질문도, 개인적인 상황도, 조언도 AI가 해준다.
지식인의 답을 기다릴 이유가 사라졌다.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면 신기하면서도 무섭다.
사라질 것 같지 않았던 것들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사라진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것들이 너무나 쉽게 무너진다.
한 10년 전부터 인공지능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오던 나는
이런 변화를 체감할 때마다 자꾸 묻게 된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내가 쌓고 있는 것은, 몇 년 뒤에도 의미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비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여러 번 썼지만 앞으로 커질 시장의 올바른 방향에 계속 투자하며 자산을 쌓아가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일에서 AI가 쉽게 대체하기 힘든 포인트를 찾아 강화시키는 것.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것들이 사라지는 이 시대.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당신의 분야에서,
AI가 대체하기 힘든 포인트는 무엇인가?
생각할수록, 시간을 투자할수록 방향은 의외로 명확해진다.
나도 조금씩 명확해지고 있고
그 길로 매일 한 걸음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