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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엄마 May 18. 2022

싫어요. 안 해요.

나의 아이는 평범하지 않다.

나의 아이는 평범하지 않다.


부쩍, 안 한다고 고집을 피우는 일이 많아졌다. 마음에 드는 반찬이 아니면 밥도 먹기 싫다고 세수도 하기 싫다 그러고 옷도 안 갈아입는 다고 그러고 집에도 안 간다고 그러고...

 그러고 고개를 홱 돌려버리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거나 울어버리거나 하는 것들은 애교에 가까운 거절이다. 힘이 제법 쎄진 녀석의 거절은 화가 잔뜩 났을 경우 꼬집기나 머리카락 쥐어 뜯기로 표현되곤 한다.

15키로 밖에 안 되는 녀석이 어찌나 힘이 좋은지, 내 신체가 제대로 보전될 자유마저 거절당하곤 한다.


 생각해보면, '싫어요' 병에 걸리고도 한참 남았을 나이이긴 하다. 평범하지 않다고 어찌 호불호가 없고, 자유의지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세상에 좋고 사랑스러운 것도 많지만 싫고 미운 것도 많을테니 그걸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데, 아둔한 엄마가 '무조건 해야 돼'라는 의지로 아이의 의지를 꺾고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니 아이도 속이 터질 수 밖에. 그 맘을 알면서도 끌고 가야 하는 엄마 맘은 아이만큼, 혹은 그 보다 더 터진다.


  우리 아이로 인해 다시 깨닫게 되는 그 것. 

 거절은, 싫음은 필요한 감정이지만, 거절당하고 싫음 당하는 사람은 아프다.


  아. 안 아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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