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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dgld Aug 11. 2022

그 좆같은 노먼 록웰!

유토피아와 동떨어진 현실 속 작은 바램

 최근 내가 빠진 앨범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의 Norman Fucking Rockwell!일 것이다. NFR!은 얼터너티브 장르의 1인자, 라나의 희대의 역작으로 평가받는 앨범인 만큼 이 글을 통해 여러분들께 소개하고자 한다.

앨범 Norman Fucking Rockwell!

 힙스터와 얼터너티브 음악의 여왕이라 불리는 라나 델 레이 (Lana Del Rey)는 사실 언더에서 활동하던 이름 없는 가수였다. 그녀 리지 그랜트(Lizzy Grant)시절 더 위켄드 (The Weeknd)의 서포트를 받으며 살아가던 가수였다. 레이블과의 계약 해지 후 스트랜저 레코드를 통해 라나 델 레이로 활동명을 바꾸며 앨범 Born To Die를 통해 인기가 급상승하게 되었다. 그렇게 2집(활동명 라나 1집)은 히트한 앨범이지만, 그와 별개로 라나의 평가는 하락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라나의 힙스터 감성과 별개로 유명세를 얻자, 힙스터들로부터 혹평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7집(활동명 라나 6집) NFR!에선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힙스터와 일반 대중들 만장일치 호평을 받으며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앨범 후보에 올랐다.

Venice Bitch MV 중
나야, 너의 작은 베니스 해의 여자

  NFR!의 세번쨰 트랙인 Venice Bitch에서는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를 발라드에 어울리게 편집했다. 전자음 소리와 길게 늘어뜨린 기타 사운드는 정적이고 약간은 취기 있는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곡은 제목, 가사, 사운드까지 난해한 표현 방법을 차용했는데, 제목은 베니스 해(Venice Beach)의 언어유희 Venice Bitch(베니스 년)이며, 가사에는 각종 비유, 상징, 인용 등이 무자비하게 섞여 있다.(예를 들어 Nothing gold can stay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책 제목이다) 코드 진행도 같은 코드 속 음을 다양한 방식으로 배치하여 공들인 모습이다.

Doin' Time MV 중
한여름 나날, 사는 것은 쉬웠지

 NFR!의 5번째 트랙인 Doin' Time은 Sublime의 Doin' Time을 본인 스타일에 맞게 리메이크하였다. 원곡은 쨍한 흑인 특유의 보컬과 랩이 곁들여진 트립합 곡이였다면, 트립합 분위기와 취기있는, 그리고 약간 우울한 원곡의 분위기는 살리되 라나 특유의 속삭이는 듯한 발성을 추가해 원곡과는 차별된 초자연스러운 노래를 완성했다. 발매 후 이 곡은 원곡을 뛰어넘는 리메이크와 특유의 몽환적인 중독성 때문에 빌보드 얼터너티브 1위, 전체 빌보드 3위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왜 노먼 록웰이 X같았을까
노먼 록웰의 일러스트 중 하나

노먼 록웰을 왜 X 같다고 앨범제목을 지었을까. 노먼 록웰은 20세기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그의 그림은 모두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그의 그림들은 모두 과도하게 익살스러움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대다수의 미성년자들은 모두 볼이 새빨갛고, 웃거나 우는 등의 과장된 표정을 하고 있다.

채도가 지나치게 강하고 밝다. 마치 꿈과 같은 장면을 연출하려고 한다.

주요 소비층과 주제 모두 미국의 중산층들이다. 그의 일러스트는 애국심의 상징과도 같다. (실제로 레드넥(과한 백인 미국애국자)이 각종 매체에서 표현될 때, 록웰의 화풍과 같이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라나에게 노먼 록웰이 X 같았던 이유는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꿈만 같은 환상의 유토피아로 묘사된 노먼 록웰의 그림 속 미국은 사실 현대의 인종차별과 다양성 문제, 정치와 외교적 혼란 속의 미국과 많이 달라서이다. 특히 이 앨범 발매 당시에는 트럼프가 막 당선된 시기였으니 더더욱 그럴 것이다.

앨범의 수록곡 중 Happiness is a Butterfly

 라나에게 이 앨범은 미국의 혼란과 갈등 속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불어낸 숨결과도 같다. 소개하지 못한 Happiness is a Butterfly같은 경우 "미국의 현 상황과 목표가 마치 나비와도 같이 날아 도망간다"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이 곡 뿐만 아니라, 앨범이 전반적으로 이러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언급한 문제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도 겪고 있는 사항에 해당되기에, 다양한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음악 프로듀싱도 훌륭하다. 이전에도 소개했던, 잭 안토노프가 주력으로 프로듀싱해 그의 특기인 몽환적인 분위기, 일렉 기타 사운드 등이 조화롭게 이 앨범을 꾸며내고 있다.


 위로받고 싶은 사람, 혹은 자신의, 더 나아가 사회의 미래가 불안하여 위축되어 있던 사람들에게 이 앨범 Norman Fucking Rockwell!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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