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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dgld Jul 28. 2021

대중성에 얽매이지 않고, ANTI

리한나의 아티스트로의 한걸음

 최근 Spotify로 음악을 들으면서 Spotify 메인 화면에 '2010년대 베스트 팝 앨범'이란 제목의 앨범 리스트를 추천받았다. Adele부터 Billie Eilish까지,  10년간의 명반들을 추천한 리스트였는데, 내 눈길을 끈 것은 Rihanna의 ANTI였다. 평론가에게 엄청난 평가를 받은 ANTI기에, 더더욱 청취해보고 싶단 마음이 들었다.

앨범 ANTI

 비베이도스 출신 가수 Rihanna에겐 앨범을 만들 때 나름의 규칙이 존재했다. 바로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도록 매 년마다 Apple에서 iPhone를 출시하듯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다.  이 전략은 리한나를 새로운 미국의 대표 섹시 디바로 거듭나게 도와줬다. 그러나 이 규칙은 곧 7집 Unapologetic 이후 깨지게 되었다. 이 시기 7집부터 프로듀싱에 참여한 리한나가, 본인이 원하는 음악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데, 바로 FourFiveSeconds, Bitch Better Have My Money등을 8집 싱글로 내세웠다가 빼버렸다는 점이다. 이러한 고민  본인 색 짙은 아티스트적인 앨범 ANTI가 나올 수 있었다.

ANTI diaRy: Room 7의 장면 중

 앨범 위 점자는 'Sometimes the ones who have sight are the blindest.'라는 문구인데, 해석하자면 '어떨 때는 시력을 지닌 자들이 가장 눈 먼 사람들이다' 이다. 그리고, 앨범 자켓도 이에 걸맞게 리한나의 유아 모습에 왕관으로 눈을 가린 사진이다. 어린 리한나인 이유는 음악에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주는 리한나를 매치시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Anti는 반대라는 뜻의 영어 접두사인데, 이를 제목으로 설정한 이유는 본인의 음악적 본능대로 제작한,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앨범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eeded me MV 중
넌 그저 내가 필요했을 뿐이야

 안티의 일곱번째 트랙 Needed me에서는 가볍게 만난 하룻밤 사이 남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재는 카디 비(Cardi B)가 주도하는 Savage(클럽을 다니며 하룻밤을 보내는) 컨셉의 가사인 것이 특징이다. 가사의 배경과도 걸맞게 클럽에서 틀 만한 슬로우 템포의 음악이고, 실제로 리드싱글 Work와 함께 클럽에서 많이 틀려진 노래이다. 곡 첫 부분에 특이한 메아리스러운 신스가 들어가 이 곡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MTV 라이브 공연 중
 너가 날 붕 뜨게, 취하게 만들어

 안티의 열 두번째 트랙 Higher에서는 분위기에 취한 두 남녀가 담배와 술을 함께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곡의 분위기가 정말 가사랑 잘 맞다고 생각했는데, 고전 샹송 느낌의 현악기 구성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와인 한 잔을 마시는 듯한, 고급진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리한나의 취한 듯 늘어지는 보컬이 어우러지는데, 사실 새벽에 술 마시며 녹음해 실제로 취한 상태였다는 비하인드가 있다. 이 고전 분위기는 앨범의 또다른 싱글 Love on the Brain과도 연결된다.

Goodnight Gotham MV 중
단지, 하룻밤만 더

 ANTI Deluxe버전 수록곡 Goodnight Gotham은 특이한 과정을 거쳐 프로듀싱되었다. 러닝타임동안 'Only if for a night'를 반복하는데, 이는 Florence the machine의 Only If For A Night을 샘플링한 것이다. 원곡의 분위기는 어둡고 의미심장한 느낌이였다면 변형된 Goodnight Gotham은 느리고 반복되는 느낌이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앞 트랙(R&B 발라드)와 뒤 트랙(힙합) 사이 연결점 역할을 한다.

 

 ANTI는 완벽히 대중성과 반대된 컨셉의 앨범이다. 2016년 당시엔 라이트하고 미래지향적인 트로피컬 하우스가 유행했지만 ANTI 수록곡 대부분이 하드한 힙합, 고전 R&B등으로 이루어졌다. 앨범 수익도 삼성과의 계약 이후 Tidal에서 무료배포하는 등 전혀 대중에 얽매이지 않았다. 허나 Work, Needed me의 히트와 리한나의 그동안 입지 등으로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올랐다. 이는 리한나 본인도 신기해할 사실이다.


 ANTI의 숨겨진 상징, 세계관들은 많은 리스너들을 붙잡는 매력이. 앨범 자켓 하나부터 많은 개인적 디테일들이 등장하는 ANTI였고, 또 양산형 트로피컬 하우스에 반대하여 특이한 색깔을 지녔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 결과라고 생각이 든다. 즉, ANTI는 리한나의 도전장이자 일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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