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폭력시위 손배청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제목을 길게 썼네요. 뭐 제목대로입니다. 동덕여대에서 벌어진 폭력시위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사회제도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앞으로 동덕여대를 졸업할 재학생 대부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바로 본론 들어가겠습니다.

1. '폭력'의 정의 : 법률을 따르면 참 쉽죠?

'폭력'이란 뭘까요?

사전적으로 폭력이란 '물리적인 강제력을 행사하여 타인의 신체나 재물에 손상을 가하거나 정신적인 압박을 주는 행위'를 말합니다. 유형의 물리력 행사뿐만 아니라 무형적으로 정신적 두려움을 유발하는 협박행위도 폭력에 포함되죠.

뭐, 요즘은 '성폭력'이라는 법률상 근거 없는 단어를 마구잡이로 쓰면서 '그냥 기분나쁜 모욕적 언사나 성희롱 발언도 모두 폭력이라구욧 빼애애액!' 이라는 주장이 횡행하고, 기자 등등 언어 정의에 엄중해야 하는 인간들도 별 생각 없이 이런 광의의 용어를 씁니다. 형사처벌의 영역에서는 각 용어를 법률적 의미에 맞게 엄격하게 사용해야 하는 게 기본인데도 그딴건 아몰랑.

성폭력 한정으로 '성희롱도 폭력에 포함'되는 광의의 의미로 사용되지만, 기본적인 폭력은 폭행.협박.손괴 등 상당한 물리력 행사 또는 인간에게 정신적 두려움을 유발할 만한 위압행위 등을 의미합니다. 대한민국 형법이 직접적으로 폭력의 용어 정의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서 특수폭행.특수협박.특수손괴 및 이와 결합된 강요.공갈.강도 등을 가중처벌하고 있는 걸 볼 때, [폭력이란 폭행.협박.손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라고 법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겠죠.

뭐, 동덕여대 내부에 유성랙커칠을 하는 건 당연히 손괴행위입니다. 물건의 효용을 현저히 저하시켰잖아요. 눈이 있으면 손괴행위인 걸 알 수 있습니다.

몇명 뷔페미 쪽에서는 '이걸 폭력시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구욧 빼애애액!'을 시전하고 있고 심지어 브런치스토리에도 이런 취지의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만... 쉽게 갑시다. 회전하는 죽음의 별 따위 아무리 뇌피셜로 돌려대도 현실은 현실입니다. 동덕여대 사태는 명백히 폭력시위고 손괴의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적어도 현재 국가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한 이걸 부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쉬운 얘기를 길게 쓸 필요 없으니 다음으로 넘어갑시다.

2.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 부진정연대채무(책임)

형법상 특수손괴로 처벌할 것인지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민사상 배상책임만 봅시다.

이것도 참 쉽습니다. 여러 명이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 그 손해배상은 그 여러 명이 '모두 연대하여 공동으로 전액을 배상'하게 되어 있습니다. 10명이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그 중 한 명만 잡아도 전액 손해배상 청구 가능. 참 쉽죠?

한 명만 잡으면 됩니다. 그 한 명이 자기 인생 망가지는 게 싫다면 다른 9명을 찾아내서 구상청구하겠죠. 아예 소송 단계에서 다른 9명에 대해 줄줄이 실토할 수도 있구요.

물론 현실은 이론대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10명이 불법행위를 저질렀는데 전원 꼬꼬마 미성년자라거나, 10명 모두 쥐뿔 땡전 한 푼 없는 개털이라거나, 기타등등 사정으로 변제를 못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법행위 피해자 측에 일정부분 과실이 있다면 과실상계도 있을 거구요.

그런 걸 고려해서 소송전략을 잘 짜야겠죠. 현실에서 제대로 된 소송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라고 '변호사'가 있는 겁니다.

3. 실제 소송을 한다면 : '행위자 색출'이 가장 중요할 것

조금 무서운 용어를 썼습니다. 색출(索出). 샅샅이 뒤져서 찾아낸다.

뭐, 어감이 안 좋긴 하지만 실제로 소송을 한다면 이 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이번 동덕여대 폭력시위처럼 '불법행위자 대다수가 얼굴과 머리를 가리고 익명성 뒤에 숨어서 발광을 한 사건'이라면 색출작업이 더더욱 중요합니다.

총학생회 및 집회를 주도했다는 특정 동아리 멤버들은 기본으로 피고에 들어가야 할 것이고, 그들의 핸드폰 통화내역 및 카톡 등을 확인하여 시위에 참가한 다른 멤버들도 하나씩 추가해야 할 겁니다. 그와 별도로 대학 내에 있는 CCTV를 돌려서 인상착의가 확인되는 멤버들도 개별적으로 추가해야 될 것이구요.

또한, 이와 병행하여 '불법행위자 내부 고발'도 필요합니다. 주동자가 아닌 단순가담자가 다른 가담자들의 인적사항을 특정해 준 경우에는 배상책임 한도를 제한한다거나 하는 등의 회유책(!)을 같이 시행하면 좋겠죠.

민사소송만으로는 이러한 조치가 어려울 수 있으니 형사고소를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끔 '고소전치주의'라는 말을 하기도 하죠. 사기, 손괴, 폭행 등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범죄에 대해서는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형사고소 선빵 날린 후에 민사합의. 인생이 원래 그런 겁니다.

소송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 여부는 사건 수임한 변호사(로펌 포함)가 결정할 겁니다. 각 구체적인 전략 실행은 변호사 밑의 사무장과 송무직원들이 수행하겠죠. 최대한 많이 행위자들을 색출해 피고 숫자를 늘리게 될 겁니다.

대학 측에서 이 소송전략을 '변호사 성공보수'에 반영할 수도 있겠죠. 승소시 성공보수를 판결금액의 2% 정도로 하되, 폭력시위 가담자를 100명 이상 특정했을 경우 +1% 추가 인센티브 지급 / 200명 이상 특정했을 경우 +2% 인센티브 지급 등등으로 성공보수 조건을 잘 걸면 됩니다. 돈이 걸리면 누구나 열심히 일하니까 성공보수약정을 잘 짜면 로펌 직원들이 야근을 불사하면서 행위자들을 색출해 낼 겁니다.

자, 실무적인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앞에 제목에 쓴 대로, 이 손해배상청구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에 대해 제 의견을 밝혀 보겠습니다.

4. 동덕여대 재학생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손해배상청구를 해야 한다

어제 무슨 공기업 이사장 분께서 잠시 SNS에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고 기사 났었는데요. "동덕여대 출신들은 채용하지 않겠다. 며느리로 받아들이지도 않겠다."는 취지의 글이었다고 합니다.

뭐, 블라인드 서류전형 및 면접을 진행해야 하는 공기업에서 실제로 저런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 사기업도 대놓고 여대 출신들을 차별하지는 않을 거예요. 즉, '공개적인 차별'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 몇 년 간 뷔페미 집단에서 자주 나오던 얘기가 있습니다. [은근슬쩍 스리슬쩍].

동덕여대 폭력시위를 주도하신 게 누군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모자와 마스크로 인적사항 노출을 최소화하려고 한 걸 보면 저 '은근슬쩍 스리슬쩍' 마인드가 꽤 확고하셨던 것 같아요. 온라인에서 적당히 모욕행위 하고 적당히 혐오발언 하고 적당히 명예훼손 할 때에도 익명성 뒤에 숨었고, 오프라인에서 폭력행위를 할 때에도 익명성 뒤에 숨으려 했었죠. 은근슬쩍 스리슬쩍 숨어서 지나가려는 시도 많이 하셨죠?

그걸 기업 인사팀에서도 동등한 수준으로 시행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하십니까?

은근슬쩍 스리슬쩍 익명성 뒤에 숨는 건 뷔페미 고유 기술이 아닙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어요. 법률상 책임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입증(立證)이 되었을 때에 발생하는 것이니, 증거를 없애고 적절히 빙빙 돌리는 걸로 책임에서 빠져나가는 건 모든 인간이 다 생각할 수 있고 실행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기업 인사팀 입장에서 동덕여대 사태를 본다면...

서류전형에서 다 탈락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여대 출신 이력서가 100장 들어왔다고 하면 한두 장은 통과시키는 게 좋죠. 최소한 자격증 많이 따고 학점도 좋은 분들은 폭력시위에 가담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으니 이 한두 장의 이력서는 통과해 줄 만 하구요.

그 다음에는 '면접'입니다. 예전 코미디 프로에서 "이런 면~~ 접같은!" 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면접은 참 접같아요. 인사팀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고 현업부서 담당자를 1~2명 넣어서 같이 면접 봐야 하죠.

그런데 면접에서 탈락했다? 어익후 현업부서에서 평점을 낮게 줬네? 면접 과정에서 직무수행능력이 낮다고 판단해 버리셨네?

현업부서가 여대 출신 면접자의 직무수행능력을 낮게 평가한 이유는 아몰랑. 그건 인사팀의 영역이 아닙니다. 실무 팀장님께서 그렇게 판단하신 이유가 있겠지만 그건 해당 실무부서의 전문적 영역이니 인사팀은 모르쇠 일관. 끝.

서류에서 대폭 거르고, 면접에서 실무의견 반영해서 평점 낮게 주고. 이 2단계 콤보 작동하면 여대 출신 다 탈락시키는 건 일도 아닙니다. 공개적으로 차별할 필요 따윈 0.001도 없어요. 그냥 은근슬쩍 스리슬쩍 보이지 않는 손을 발동시켜서 2단계로 걸러내면 자동빵으로 걸러집니다. 참 쉽죠?

지금 언론기사 논조만 보면 마치 여대 출신들을 채용하지 않으면 무슨 큰일이나 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죠. [남녀고용평등법상 합리적 이유 없이 여성을 채용 과정에서 차별하면 안 된다구욧! 그러면 현행법 위반이라구욧 빼애애액!]을 시전하고 있습니다.

입증되면 현행법 위반이겠죠. 동덕여대 폭력시위에 가담한 사람들이 모자와 마스크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인적사항이 특정되면 손괴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처럼, 여대 출신들을 차별한 인사팀도 그 구체적인 행위가 특정되고 입증되면 책임을 지겠죠.

입증 안 되면? 아몰랑.

다시 한 번 강조하는데, '은근슬쩍 스리슬쩍'은 뷔페미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그리고, 기업 인사팀 대부분은 인사채용 및 노무분야에서 닳고닳고닳디닳은 전문가들이에요.

인사팀 사람들이 조스바로 보이십니까? 온갖 인간 군상을 다 볼 수 있는 직군에서 몇년~몇십년 굴러먹은 사람들을 조스바처럼 만만하게 생각하시는 거예요? 기업 인사쟁이들을 언론 기사 몇 줄에 댓글놀이 하는 걸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조스바 뷔페미 님들아. 인생은 실전입니다.

이러한 기업 인사팀의 은근슬쩍 스리슬쩍 이력서 밑장빼기 및 면접 돌려막기에서 그나마 여대 출신 졸업자들의 취업 길을 열어 주려면...

해결책은 하나뿐입니다. [폭력행위 가담자 색출 및 분리].

동덕여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자격증 따고 열심히 취업준비 한 대학생들도 많을 겁니다. 몇몇 광신도들이 학교에 랙커칠 하는 동안 본인의 미래를 위해 성실하게 살아가던 학생들도 상당히 많을 겁니다.

이들이 취업시장에서 그나마 이력서라도 들이밀고 면접 한 번이라도 보려면, 적어도 이들만큼은 폭력시위와 무관하다는 걸 증명해 줘야 합니다. 이미 색안경을 끼게 된 기업 인사팀과 경영진들에게 '이 학생들은 선량하게 사회질서를 지켜 온 사람들입니다!'라는 걸 보여 줘야 합니다.

선량한 학생들을 보호하려면, 당연히 폭력행위 가담자를 색출하고 분리시켜야겠죠.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동덕여대의 손해배상청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선량한 학생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시행해야 하는 자구책이에요.

그걸 안 한다면... 뭐 증명이 안 되는 거죠. 모든 동덕여대 졸업생들은 폭력행위 가담 후 은근슬쩍 스리슬쩍 빠져나가려 했던 캐막장 뷔페미로 낙인 찍힐 것이고, 그에 대응하여 기업들은 은근슬쩍 스리슬쩍 이력서 밑장빼기 및 면접 돌려막기를 시행할 것입니다.

아니라고 생각하신다면 뭐 행복 뇌피셜 돌리면서 사세요.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5. 대학 측이 냉정하게 잘 판단해야 한다.

앞의 글에서도 썼듯이, 소멸하겠다는 사람들은 소멸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 4B운동을 하든 농사를 짓든 부모 등골을 빨아먹으면서 백수로 살든 알아서 부르스를 추든 내버려 두고 안물안궁. 신경 끊으면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살겠죠.

대학을 운영하는 재단 및 교수진이 신경써야 하는 것은 '소멸하지 않고 살 길을 찾으려 발버둥치는 학생들'입니다. 20대 초중반의 나이에 이 험한 세상으로 나아가 어떻게든 사회구성원으로서 자리잡으려는 학생들을 돌봐 주고 지원해 줘야 합니다.

당장 귀찮다고. 악악거리는 뷔페미 목소리가 시끄럽다고. 어차피 몇 년 더 교수월급 받아먹으면 그만이라고. 노력하는 학생들 또한 침묵했으니 다 똑같은 것들이라고. 이들을 외면해 버린다면...

사회가 대신 입증해 주지 않습니다. 기업이 대신 입증해 주지 않습니다. 노력하는 학생과 일부 뷔페미를 구별하려는 활동 자체를 대신해 줄 조직은 없습니다.

동덕여대를 운영하는 재단과 교수진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당장의 분쟁을 피하려고 어설프게 학생 전체 책임으로 돌리거나 재단의 재산을 축내는 식으로 대응해 버린다면, 결국 선량한 학생들의 미래까지 모두 망쳐 버리게 될 겁니다.

뭐, 이것 또한 해당 재단 임직원과 교수들이 알아서 할 일이죠. 번거로운 거 다 싫고 공무원에 준하는 사립학교 교직원으로서 복지부동하겠다면 그 또한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알아서 하세요.

일요일 아침, 잠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