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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쿨찐병? 저는 거부하겠습니다

by 테서스

1. 서론


우선 글 쓰기 전에 양해를 구해야겠네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 본 기사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내용(사실상 저격 수준;;)이 많이 담길 것 같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7/0000007900?sid=102


저 기사 쓰신 작가님은 실명을 밝히셨네요. 실명 밝힌 글에 저격하려면 저도 실명을 밝히는 게 기본 예의이긴 합니다만, 일단 저는 실명까지 공개하진 않겠습니다. 대신 저는 브런치스토리, 조아라, 원스토리, 카카오페이지, 미스터블루, 리디북스 등등에 모두 동일한 필명(筆名)을 쓰고 있으니 제 필명은 충분히 공개되었고 이걸로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작가 분은 나름 히트작을 갖고 있는 웹소설 (전업)작가인데 최근 출간작은 상업적으로 저조함


2)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조정을 받고 있다고 하심


3) 그런데... 담배를 피우시고 커피 체인점의 테이크아웃 커피를 드시며 고양이도 키우신다고 하심 (고양이 한 마리는 사망했지만 여전히 고양이털 얘기가 있는 걸 보면 다른 고양이가 있는 듯)


4) 환경운동을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사회운동은 활발하게 하시는 듯. 무보수 노조위원이시고 탄핵집회를 비롯한 각종 시민단체 집회에 많이 참여하신다고 함


5) 작품활동 시간은 매우 불규칙하며, 생계유지를 위해 단기 취업을 한 기간에도 이 불규칙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시는 듯. 30시간 연속 작업(생계유지활동 포함)은 자주 있고 최대 46시간 연속 활동 기록도 세우셨다고 함.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생계유지활동의 실적은 저조하고 그나마 오래 유지하기 어려움.


6) 기본소득을 지지하며, '팔리지 않는 소설을 위한 창작활동'도 노동으로 인정받고 최저임금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발언이 있음. 기본소득을 통해 모든 국민이 최저임금 이상(현재 최저임금 기준으로 월 200만원)의 소득을 얻고 각자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노동'으로 즐기는 세상을 꿈꾸시는 듯.


이렇게 요약해 놓고 보니...


저랑 정반대입니다. '웹소설 작가'라는 점만 동일하고 다른 건 완전히 정반대예요.


물론 저랑 반대되는 사고방식을 갖고 사신다고 해서 그걸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개인이 어떤 식의 삶을 사느냐는 헌법10조 행복추구권의 한 발현형태인 '라이프스타일의 자기결정권'에 따라 적극적으로 보장되는 것이니 타인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죠. 각자 살고 싶은 대로 살면 됩니다.


그렇긴 합니다만, 이런 극단적인(?) 글을 보니 제 삶과 비교하고 싶어지네요. 45살 될 때까지 소설가의 꿈을 묻고 살다가 이제야 취미활동으로 1일1편 글 쓰고 있는 웹소설 작가로서, 제 가치관과 생활습관에 대해 언급하고 싶어졌습니다.


다시 한 번 저 글의 작가님께는 양해를 구합니다. 제 실명을 밝히지 않은 점, 군데군데 저격에 가까운 비판이 들어가는 점은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기사에 나온 작가님이 제 글을 안 보시면 제일 좋구요;;


본론 넘어가겠습니다. 저 요약한 글과 제 삶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서술해 보죠.



2. 본론


(1) 또다른 웹소설 작가 '테서스'와 비교


1) 작가 분은 나름 히트작을 갖고 있는 웹소설 (전업)작가인데 최근 출간작은 상업적으로 저조함


(vs 테서스) 저도 나름 작가이긴 합니다. 수익이 월 100만원을 넘은 적은 없고 최대 월 76만원이 한계였으니 히트작이 있다는 얘기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ISBN 부여받은 전자출판 작품이 14개고 월 평균 수입이 20~30만원 정도는 되니 '아마추어 웹소설 작가'라고 자부(!)할 정도는 됩니다.


뭐, 최근 출간작이 상업적으로 저조한 건 저도 마찬가지네요. 카카오페이지에 진출시켜 준다는 매니지먼트 사업자가 있어서 열심히 전체관람가 기획작을 쓰긴 했는데, 작품을 업로드하면서 26화 부분에 '제목 5~6글자만 있고 내용이 전부 누락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그 사태를 3개월 동안 방치해 두고 있었습니다. 폭망했죠;;


잠시 빡쳐서(...) 한 달 정도는 게임했습니다. 물론 별도 직장이 있으니 아예 게임만 하고 산 건 아니구요. 퇴근 이후 시간과 주말을 이용해서 문명3를 즐겼죠. 와이프가 빡쳤겠지만(...) 용서해 주더군요;;


결국 극복하긴 했습니다. 2025년 4월 17일 기준으로 신작 재고분을 114화까지 쌓았고, 상업적 시도를 위해 별도 19금 작품을 66화까지 써 뒀습니다. 올해 하반기쯤이면 상업적 19금 작품은 연재 시작할 것이고 신작은 내년쯤 ㅈㅇㄹ 공모전이 열리면 연재할 겁니다.



2)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조정을 받고 있다고 하심


(vs 테서스) 여기서부터 저랑 정반대네요. 저는 나름 자산이 있습니다. 물론 제 명의가 아니고 와이프 명의이긴 합니다만 경기도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어요. 그것도, 둘씩이나.


물론 제 나이가 한국나이로 50살인 걸 고려하면 그렇게 큰 돈을 모았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산층에서 탈락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평범한 직장인이 임금피크제를 몇 년 앞두고 마지막 고점 찍고 있는 정도죠. 2년 반 전에 연봉 앞자리를 추가하긴 했지만 이것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직장생활을 60살까지만 할 수 있다면 나름 노후대비는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집2채를 각 월세 + 반전세로 빌려 주고 저희 가족은 전세 사는데, 60살까지 모으게 될 돈으로 이 시스템을 안정시키면 2채 월세로 최저생활비는 될 듯 하네요. 제 소설도 그때쯤 되면 조금 더 팔리겠죠. 주기적으로 '상업적 19금'을 써서 억지로 수익을 끌어올리기도 하니까 대략 월세 1개 더 들어오는 효과는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국민연금은... 딱히 기대하지 않습니다. 미래세대를 위해 국민연금 없애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1인으로서 국민연금은 기대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주면 받아야죠. 미래세대가 망가지더라도 남들이 다 받는데 저 혼자 포기하면 저만 손해잖아요;;



3) 그런데... 담배를 피우시고 커피 체인점의 테이크아웃 커피를 드시며 고양이도 키우신다고 하심 (고양이 한 마리는 사망했지만 여전히 고양이털 얘기가 있는 걸 보면 다른 고양이가 있는 듯)


(vs 테서스) 여기도 저랑 정반대입니다. 저는 담배를 안 피웁니다. 또한 가급적이면 커피 체인점 커피도 안 마시고 당연히 테이크아웃도 별로 안 합니다. 딱히 환경을 생각해서 플라스틱 컵을 줄인다거나 뭐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고 그냥 비싸고 맛도 별로라서 안 마셔요(;;).


제 입맛이 저렴하기도 하지만, 제가 먹기에는 카누가 제일 낫습니다. 블라인드 테스트 할 때 카누 커피가 스타벅스/투썸/기타등등 다 처발랐다(...)고 하죠. 회사에 원두커피 머신이 있어도 카누 먹습니다.


그리고... 고양이.


저는 애완동물을 극혐(!)합니다. 농담이 아니고 정말로 극혐해요. 남의 집에 놀러가서 개/고양이가 돌아다니는 거 보면 불안해서 미칠 것 같습니다.


뭐, 이 또한 딱히 지구환경을 생각해서 고양이 한두 마리 사료라도 줄이자 그런 건 아닙니다. 제가 소시오패스고 감정이 메말라서 그런 거겠죠. 그런 걸로 합시다.



4) 환경운동을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사회운동은 활발하게 하시는 듯. 무보수 노조위원이시고 탄핵집회를 비롯한 각종 시민단체 집회에 많이 참여하신다고 함


(vs 테서스) 이것도 저랑 정반대네요. 저는 사회운동 안 합니다. '나는 북극곰입니다' 광고 찍으면서 골프는 엄청 좋아하는 연예인과 달리 환경운동도 안 합니다. 고기 좋아하고 생명보호활동 안 해요. 출퇴근 때 대중교통 타고 핸드폰 7년 쓰고 기타등등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이긴 하지만 딱히 사회운동을 하진 않습니다.


뭐, 과거에는 화염병 좀 던지고 쇠파이프도 휘둘렀었습니다. `90년대 학생운동은 그 앞 세대에 비해 많이 약해졌고 폭력적 학생운동은 진짜로 저무는 분위기였지만 저는 나름 Be폭력주의자(...)였어요. 정운영 교수님의 마르크스경제학 개론을 읽었을 때에는 [화염병을 만드는 것도 노동일까? 이 노동의 가치는 얼마로 책정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10시간 넘게 화염병 만든 적도 있어요.


지금도 신나+휘발유+병+솜+천조각 주면 10분 안에 FB(Flame Bottle. 20세기 말에는 '꽃병(Flower Bottle)'이라고도 했었죠. 국제적인 명칭은 '몰로토프 칵테일'입니다.) 하나 정도는 가뿐하게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사람 발 밑에 정확하게 투척하면(꽂으면) 달려나간 운동에너지 및 내려꽂을 때의 운동에너지 때문에 불꽃이 사람을 타고 올라가 하반신을 불길로 뒤덮어 버릴 수 있죠;;

(물론 실제로 사람에게 FB 꽂았다는 건 아니고 개념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허허허.)


다만, 사회에 진출해서 직장인이 되고 나니 사회운동에 신경쓸 여유가 없더군요.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신입~과장 무렵에는 정말로 바빴습니다. 매일 9시~10시는 기본이고 주말에도 자주 출근하는데 어디 집회 나가는 건 어렵죠.


그렇게 바쁠 때에는 소설도 못 썼습니다. 제 첫 작품은 22살 때 전체 줄거리를 구상했고 29살 때 약 200편 분량까지 써 뒀었는데, 44살이 될 때까지 그 상태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15년 동안 '작가의 꿈'만 꾸면서 직장인으로 살아 왔던 셈이죠.


(뭐 중간에 고시생을 가장한 게임백수 생활 3년이 있습니다만 그건 이 글과 무관하니 패스하겠습니다.)



전업소설가이면서 생계활동도 하면서 사회운동도 하면서 시민단체 집회에 많이 참여하신다는 작가님의 글이 무려 '언론사 이름을 단 기사'로 올라와 있는 걸 보니... 그리 기분좋진 않네요. 성실히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은 꿈이 없어서 그렇게 사는 게 아니랍니다.


특히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조정을 받으신다면서 이런 활동까지 하신다면 뭐... 자본주의 세상을 갈아엎고 대한사회주의인민공화국을 만들 생각이시라면 모르겠습니다만,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이런 삶을 사시는 건 그리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ㅁㅁ신용정보회사 내지 XX대부회사의 따뜻한(?) 전화를 받으시게 될 것 같네요. 이미 받으셨을 수도 있고.



5) 작품활동 시간은 매우 불규칙하며, 생계유지를 위해 단기 취업을 한 기간에도 이 불규칙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시는 듯. 30시간 연속 작업(생계유지활동 포함)은 자주 있고 최대 46시간 연속 활동 기록도 세우셨다고 함.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생계유지활동의 실적은 저조하고 그나마 오래 유지하기 어려움.


(vs 테서스) 뭐, 저도 고시생을 가장한 백수 시절이 있었고 그 때에는 48시간 연속 게임도 했었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 중에는 5일 연속으로 PC방에 있었던 분도 계세요. 놀 때는 이틀쯤 밤 새는 건 어렵지 않죠.


그런데 '직업'으로 일을 하는데 이렇게 한다면...


모르겠습니다. 작가로서 창작혼(!)을 불태우기 위해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분이 있을 수는 있겠죠. 이틀밤을 새고 새벽 2시 정신이 혼미하고 넋이라도 있고없고 상태에서 벼락처럼 아이디어가 떠올라 인류 역사에 족적을 남길 만한 명작이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북유럽 신화의 오딘이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마법의 룬 문자를 얻어 최강 마법사 신으로 재탄생하는 급으로 '신이 내린 명작'을 쓸 수도 있겠죠.


다만 저는 그렇게 안 합니다. 적어도 제가 생계유지활동으로 별도의 직업을 갖고 있다면 그 직업활동 중에는 맨정신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활리듬을 관리하겠습니다. 그게 단기계약직이라 해도 일단 일 하는 동안에는 최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건 대한민국이 대한사회주의인민공화국으로 바뀐다 해도 비슷할 것 같네요. 사회주의는 능력껏 일하고 기본소득을 보장받으며 추가 능력에 대해 일부 추가 분배를 받을 수도 있는 체제지만,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자에 대한 분배'까지 보장하지는 않거든요. 애당초 마르크스 아재가 종교인을 극혐했던 것도 그들의 일이 어떠한 가치도 창출할 수 없고 허황된 관념론만 확대재생산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제 기억이 맞다면 그러합니다.


일을 노동이라 부르든 근로라 부르든 축복이라 부르든 저주라 부르든 그건 뭐 마음대로 하시고. 계약을 맺고 일을 했으면 그 일을 잘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능력이 딸려서 일을 제대로 못하는 건 다음 문제고 일단은 노력해야 해요. 사회주의 체제를 꿈꾸거나 / 기본소득에 대한 로망을 품는다고 해서 일을 망치는 데에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 기사 쓰신 작가님이 다르게 생각하신다면 그건 신경쓰지 않습니다만, 대신 그 작가님의 생업을 위해 일자리를 준 사람은 신경 많이 쓰겠죠.



6) 기본소득을 지지하며, '팔리지 않는 소설을 위한 창작활동'도 노동으로 인정받고 최저임금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발언이 있음. 기본소득을 통해 모든 국민이 최저임금 이상(현재 최저임금 기준으로 월 200만원)의 소득을 얻고 각자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노동'으로 즐기는 세상을 꿈꾸시는 듯.


(vs 테서스) 기본소득. 참 좋습니다. 인간이 일단 인간의 껍질(인두겁)을 쓰고 태어나기만 하면 한평생 먹고 살 권리가 자동빵으로 보장되고 국가가 따박따박 밥값 커피값 고양이사료비 입금해 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되긴 될 겁니다. AI가 계속 발전하고 배터리가 좋아져서 로봇이 무선충전으로 착착 잘 움직이며 인간의 육체노동 대부분을 AI탑재로봇이 해결해 줄 때쯤 되면 기본소득이 도입될 수 있을 겁니다.


언제? 대략 200년 후 정도?



기본소득이 되긴 되겠지만 그때쯤에는 우리들 대부분이 화장터에서 불타버려 한 줌 뼛조각으로 변해 있을 겁니다. 저는 뼛조각 뿌려버릴 생각이니까 그것도 없겠죠. 안 죽어 봐서 모르겠지만 아마 그렇게 죽고 나면 제 인격은 사라졌을 것 같네요.


기본소득보다 먼저 '늙지 않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기본소득 시대를 볼 수도 있겠죠. 그런 거 없다면 살아 생전에 기본소득 볼 일 없어요. 그게 현실입니다.



뭐, 전 세계의 생산력은 이미 인구부양력을 넘어섰고 '부자들이 자발적으로 양보하기만 한다면' 80억 인류 전체에 기본소득의 축복을 내릴 수 있긴 합니다. 국제사회주의 운동 기구 인터내셔널(International)이 글로벌 공산혁명을 일으켜 세계를 갈아엎으면 내일 바로 기본소득이 시행될 수도 있겠죠. 그럴 수도 있습니다.


(16세의 봉제공 엠마 루이스가 지방예심판사 앞에 섰을 때 그녀는 요구받았다 왜 혁명을 요구하는 삐라를 뿌렸느냐고 그 이유를 대라고. 이에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하기 시작했다 인터-내셔널을. 지방예심판사가 손을 내저으며 저지하려 하자 그녀는 매섭게 외쳤다 '기립하시오 당신도 이것은 인터-내셔널이오' 투쟁 투쟁 투쟁 투쟁 투쟁.


인터내셔널가의 아지테이션(Agitation)인데 대략 30년 가까이 된 지금도 다 외우고 있습니다. 뭐 현실에서 써먹을 일은 없네요. 현실의 저는 노동분쟁시 '사측'에 서거든요;;)



기사 쓴 작가 분이 글로벌 인터내셔널 공산혁명을 꿈꾸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꿈꾸는 걸 실행하시려면 '무장 공산 혁명'을 준비하셔야 할 겁니다.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자본가들은 그리 만만하지 않아요.


요약본에는 없지만 본인을 평화주의자로 소개하셨던데, Be폭력은 투쟁의 기본이랍니다. 투쟁이라는 게 결국 권력다툼인데 권력의 본질은 폭력이에요. 폭력 없이 투쟁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커다란 착각입니다.


처맞아 보면 폭력이 권력의 본질인 걸 깨닫습니다. 문명화된 사회에서 '국가권력'으로 폭력이 흡수되었고 그 덕분에 폭력의 이빨과 발톱이 가려졌을 뿐, 권력의 핵심은 항상 '폭력 그 잡채'였어요. 언제나 그랬었고 앞으로도 그러합니다.


대충 기사에 나온 작가님의 말에 대해 제 생각을 읊어 봤습니다.



(2) 작가 쿨찐병 : 저는 그렇게 살지 않습니다


평화주의자인데 세상을 바꾸기 위해 투쟁하고 / 생계를 위한 일은 30시간 이상 안 잔 상태로 (멍하니) 수행하지만 창작의 기쁨을 누리며 / 사회적 활동은 많이 하지만 테이크아웃 플라스틱 잔에 담긴 커피전문점 커피를 즐기시고 담배도 못 끊으시는 작가님이 계시지만...


저는 그렇게 살지 않습니다. Be폭력자인 주제에 법을 지키고 /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지만 현실의 생계에서는 극단적인 '사측'으로 살면서 아침 7시 전에 출근하며 / 사회적 활동은 전혀 안 하고 육식을 즐기지만 가급적 환경파괴 소비는 줄이면서 살고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모순적인 존재예요. 내로남불은 인간의 본질입니다. 우리 몸 속 유전자의 본질이기도 하죠.


공산혁명을 주동했던 마오쩌둥이 가장 좋아했던 소설은 '전제왕정 시대에 황제 한 번 해보겠다고 깝치는 인간들이 영웅호걸이라고 나대나대 날뛰는 역사편집물' - '삼국지'였어요. 공산혁명의 이론적 아버지인 마르크스는 고오급 와인을 즐기는 부르주아였죠.


때로는 그 내로남불이 창작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내로남불 본능을 똑바로 살펴보고 그걸 작품 내에 구현하는 것만으로도 창작이 가능하긴 해요. 그걸 역겨운 방식으로 표현하느냐 / 판타지 스타일 '나는 귀족영애예욧 땅그지들 다 뒈지셈 오호호홋'으로 미화(?)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창작 동력이 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내로남불 자제해야죠. 아직 기본소득이 도입되지 않았고 지구 환경은 날로 오염되어 가며 80억 지구인류가 허덕거리는 세상에서는 어느 정도 내로남불을 자제하고 현실에 맞춰 살 필요가 있습니다.



나름 철학이 있는 척 무게잡는 작품 '공각기동대'의 인트로에 이런 멘트가 나옵니다.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여 인간의 삶은 더욱 더 풍요로워졌으나 아직 그 혜택을 모든 인간이 누릴 수는 없는 시대.]


지금 우리 시대는 아직 모두가 풍요를 누릴 수 없는 시대입니다. 우리의 상상력은 무한한 풍요를 향해 날아갈 수 있지만 현실의 육체는 하루하루 생활비를 벌기 위해 뼈빠지게 일해야 해요. 혼자 방구석에서 기본소득을 상상하고 '창작 노동의 가치'를 부르짖어 봐야 자본주의의 부품들에게는 개소리로 들릴 뿐입니다.


저는 자본주의의 부품 지위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핑크 플로이드의 노래 '벽(The wall)'의 가사대로 저 또한 벽을 구성하는 벽돌 하나일 뿐입니다만(Just another brick in the wall), 이 벽돌 하나의 지위까지 버리면 가족을 먹여 살릴 길이 없어지니 벽돌로 살기로 했습니다.


창작을 위해 극한의 가난을 견디고 어디 카드사나 대부회사에서 빌린 돈도 안 갚으면서 30시간 이상 잠을 안 자는 행동은 안 하렵니다. 가난이 창작의 원동력이라지만 저는 중산증 끝자락을 부여잡고 버티면서 취미생활로 창작하겠습니다.



창작자의 쿨찐병. 저는 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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