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료 : 새끼손가락 골절인데 MRI를 찍으라니

수원 수병원의 과잉진료 관련

by 테서스

(예전에 몇 번 언급했듯이, 저는 사회적 주제로 글을 쓸 때 법인의 상호/상표 등은 익명처리하지 않고 실명 그대로 쓰는 편입니다. 저작권이나 명예훼손 문제 등을 고려해서 익명처리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지만 저는 딱히 신경 안 써요. '형법 310조 특별위법성조각사유'의 힘을 믿거든요^^.


이번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제에 아예 '수원 수병원'이라고 상호명을 명시하고 시작하겠습니다. 형법 310조로 저 자신을 지켜낼 수 있다는 자신감 정도는 뿜뿜 뿜어내 드리겠습니다.)



과잉진료.


의료분쟁 실무에서 의사들의 과잉진료 여부를 입증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입증책임이 주장하는 자(주로 원고)에게 있는 이상 피해를 본 일반인이 의사의 고의과실을 증명해야 하는데, 의사의 판단은 매우 전문적인 영역이라 일반인이 알기 어렵거든요. 별도 의학전문가를 감정인으로 선정한다고 해도 의사끼리 '우리가남이가!' 정신을 발휘해 버리면 일반인에게 상당히 불리하겠죠.


일반인 입장에서는 [과잉진료를 당하기 전에 미리 알아서 피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미 의사 통장으로 돈 들어가 버리고 나면 그걸 다시 빼오는 건 불가능해요.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미리미리 알아서 잘 회피하고 자기 몸과 돈을 아껴야 합니다.


물론, 말로 하는 건 쉽지만 실제로 현실에서 경험하게 되었을 때 '알아서 잘 회피'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일단 병원에 갔다는 건 몸도 마음도 심하게 다쳤다는 얘기고, 그 상태에서 의사(의새) 측이 영업정신(!)을 발휘해 과잉진료를 권유하면 연약한(?) 일반인들은 흔들릴 수 밖에 없어요. '1%의 가능성이라도 후유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고 얘기해 버리면 당장 돈 몇백만원 지급하는 건 별 일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되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과잉진료 권유 의새 영업정신(!)도 지켜야 할 선이 있습니다. 교도소 담벼락을 걸어가는 인생인 '분양대행업자'들도 최소한 명백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아무리 과잉진료 권유로 돈을 벌겠다고 작정한 의새라도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 합니다.


제목에 쓴 대로, [새끼손가락 골절 환자에게 MRI를 찍으라고 권유하는 짓]은 하면 안 되고 / 일반인 입장에서도 이런 헛소리에 속으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일단 실제 사실을 가급적 무미건조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필자의 딸아이가 새끼손가락을 다쳤음. 학교 체육시간에 피구를 하다가 공에 손가락을 맞았는데 골절되었다고 함.


- 와이프가 딸아이를 데리고 수원 수병원을 갔는데 X레이와 CT촬영을 통해 골절 사실 확인. 담당의사가 '수술'을 권유함.


- 그런데... 수술 방법이 상당히 과다함. 일단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전신마취 자체가 중환자실 입원사유이므로 2박3일 동안 입원해 있어야 하며, 항생제 및 화학주사로 딸아이의 건강이 저해될 수 있으니 비타민D 수액 등 비급여 항목을 잔뜩 처방받아야 함.


- 마지막 결정적으로... MRI를 찍어야 함. 수술 전에 1번, 치료 끝난 후 또 1번.



와이프는 당연히 정신 없었죠. 저희 가족들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딸아이가 손가락 골절 부상을 입었는데 뭔 정신이 있겠습니까. 담당의사가 권유하는 대로 싸인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술을 당일날 안 해도 된다고 합니다. 집에 돌아가서 하루 푹 쉬고 다음날 아침에 금식한 후 오전11시에 입원 수속을 밟고 오후에 수술한다고 하네요.


게다가... 일단 당장 입원하는 게 아닌데 손가락 부러진 아이한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학교에서 임시조치로 간이기브스 조치한 걸 '간호사'가 다시 끼워 줬다고 하네요. 의사는 아몰랑.


심지어, 다음 날 아침에 연락해서 '수술 일정을 하루 미뤄도 되냐?'라고 물어보니까 그러라고 합니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할 만큼 다급하다던 환자에게 아무런 조치도 안 하는 걸 넘어 이틀씩 수술을 미루는데도 OK.


이상하죠? 일반인이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납득이 안 되네 납득이.



와이프는 정신을 차렸고, 폭풍검색(!)을 통해 이게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병원을 갔죠.


다른 병원에서 X레이와 CT촬영을 하고서 직접 보호자들에게 촬영결과를 보여 주며 알게 된 사실은...


- 새끼손가락이 골절된 건 맞지만 관절이 어긋난 정도고 추가적인 골절은 없었음. 즉, 뼈가 부서지거나 / 파편이 살을 찌르거나 / 기타등등 추가로 잘못될 만한 요소는 전혀 없었음.


- 기브스(정확하게는 반 기브스)만 해도 어긋난 관절을 다시 붙게 하는 데에 아무 문제 없음. 다만, 뼈의 특성상 100% 깔끔하게 일렬로 붙을 수는 없고 손가락이 약간 휠 수는 있으며 그렇게 되면 새끼손가락의 힘이 떨어질 수 있음.


- MRI는 쥐뿔 얘기도 안 함.


이었습니다.



결국 기브스(정확하게는 반 기브스) 조치로 끝났습니다. 전신마취, 2박3일 입원, MRI 2회 촬영 모두 필요없이반 기브스로 끝. 참 쉽죠?


결론은 '참 쉽죠?'인데... 이 과정이 나름 험난했습니다. 와이프가 정신없이 울다가 한밤중에 폭풍검색을 했고, 딸아이는 전신마취 수술이 무서워서 제대로 못 잤고, 저는 저대로 빡쳤죠;;



수원 수병원에서 MRI 얘기만 안 했으면 진짜로 전신마취 수술을 받아들이고 2박3일 입원했을 수도 있습니다. 딸아이 새끼손가락에 복합골절이 있는지 / 뼛조각이 살을 찔렀는지 / 그냥 단순골절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혹시 모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메스로 살을 찢고 손가락뼈에 철심을 박는 짓을 받아들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MRI? 엠 알 아~~~이~~~이? 소는 누가 키워 소는.


이런 샤발 제정신이냐?


MRI가 뭐의 약자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Magnetic 어쩌고 전자기장으로 온 몸을 스캔하는 장치라는 것 정도는 어지간한 일반인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을 전자기장으로 훑어서 CT촬영보다 더 정밀한 내부촬영을 하는 기계일 거예요. 그럴 겁니다.


새끼손가락이 부러졌는데 MRI를 한다? 어디 절벽에서 굴러떨어진 것도 아니고 피구하다가 새끼손가락을 다쳤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을 전자기장으로 훑어야 한다? 그것도 사고 당일은 아무런 조치도 없이 돌려보내고 다음날에 병원으로 불러서? 거기에 더해서 하루 더 연장해도 되고?


와이프가 정신없는 와중에도 "MRI를 왜 찍어요?"라고 물어봤다는데 대답이 가관입니다. "Hoxy 신경에 문제 있을까봐 찍는다"고 했다네요. 의새의 답변은 아니고 간호사가 답변했다는데 아마 병원의 영업방침이겠죠.


새끼손가락이 부러지면 그게 무슨 도미노처럼 온 몸의 신경선을 연쇄적으로 끊어먹기라도 합니까?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의 모든 학교에서 축구 배구 농구 피구 기타등등 하다가 손가락 발가락 부러진 아이들은 모두 연쇄적인 신경망 파괴를 걱정해 MRI를 찍어야 합니까?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그딴 진찰을 하죠?


피구공 던진 애가 무슨 곤륜파 5대 수제자 후기지수 급 내공을 갖춰서 피구공에 기(氣)를 실어서 던지는 겁니까? 현실과 무협소설과 판타지가 구분이 안 되는 건가요? 잡소설 쓰는 저도 현실에서는 그딴 헛소리 안 합니다.


이건 선 넘었습니다. 어지간한 수준에서는 과잉진료 받아들이겠지만 이건 진짜 미친 짓입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따위는 똥구멍으로 쳐 드신 인간말종 의주빈이라는 걸 셀프인증하는 꼴 밖에 안 되요.



다시 한 번 병원 이름 밝힙니다. '수원 수병원'입니다.


병원 영업에 지장 있다고?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의새 미만 의주빈이라고 셀프인증했잖아. 꼬우면 헛짓거리를 하지 말든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해도 명예훼손 성립한다고? 형법 310조 특별위법성조각사유라고 들어는 봤능가. 모르면 AI에 물어 보든가.


망하고 싶으면 계속 그렇게 사세요. 수원 수병원의 과잉진료를 지적하는 글이 계속 늘어날 테니까.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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