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하나

by 휴사


차를 타고 가다 보면 난 무의식적으로 먼 곳을 보게 된다. 초점이 향하는 습관처럼 아직 오지도, 닿지도 않은 나중 일에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눈은 한 번에 하나밖에 보지 못한다.

내가 먼 곳을 쳐다보면 가까이 있는 것은 잔상으로만 존재하며 반대로 바로 앞만 보면 세상에 온통 색상밖에 남지 않는다.



분명히 선택권이 주어졌지만 본능에 잡혀 살았다.

그러나 최근엔 생각의 초점이 가까운 곳으로 흘러갔다


어떤 것을 희생시킬지에 따라 지금 손에 들어오는 것이 다르다.

팔의 길이는 늘어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가까워서 만져지는 가치에 닿을 수 있었다.

그런 행동에 보정과 조정, 조정과 수정을 하면

끝내 신기루에 닿을 뿐이었다.


지금껏 신기루 그 자체가 목표라고 생각했지만 닿기까지의 과정이 달콤한 물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게 됐다.


나에겐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갈증해소제다. 손에 들어온 이상 그게 더는 갈망이 아니게 되는 본능이 증거였다.


이렇듯 바라보는 것의 관점에 따라 뉘앙스가 달라지는 점을 무시했다.

예를 들어 쓰기 위해서와 남아서 쓰는 것의 차이가 쌓이면 돈에 휘둘리는 것과 따라오게 하는 것의 차이를 빚는다.

세상이 원래 그런가?

몸의 체온을 잃지 않기 위해 입은 옷은 여름에 벗지 않으면 목숨을 앗는 걸림돌이 되는 것처럼.



글을 쓰는 현 시각에도 여전히 시속은 내게 적용된다.

주변의 것들은 지금도 날 스쳐 지나가고 있다.

창 밖의 쏜살같은 풍경을 쉽게 붙잡지 못하듯이

선택권은 천천히 박탈되니 서 있기만 해서 놓친 것들도

이젠 충분히 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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