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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사 Jun 06. 2023

적당한 죽음

40을 넘기고 싶다는 건 욕심일 수도 있겠다.

'넌 38살에 죽어야 해.'


최근에야 관심을 가지게 된 dna의 자연수명은 내게 있어 가벼운 가십거리로써 씹어볼 만한 생각의 연장선이 되었다. 딱히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지는 수명의 한계는 처음 들었을 때는 부조리하다 느껴질 정도로 짧았다.

아마. 통계를 내본다면 중장년 이후에 제대로 된 삶의 의지를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을진대 우리의 설계도는 처음부터 그 시기를 통째로 부정하고 있었다.

물론 우리 대부분이 불편한 자연스러움을 거부하고 호화로운 의술의 파편을 집어 들고 오래도록 살아가길 원하며 그렇게 하길 바라기에 피차 쓸데없을 사실이었지만 그런 것도 밝혀내는 기술의 발전에 탄복하며 동시에 노인의 모습에 의문을 가졌다.


38살 이후의 모습이란 무엇인가?

원래 없었어야 할 한계를 견뎌내어 뒤틀린 모습일까? 아니면 자랑스레 어깨를 피고 다녀 마땅한 모습일까?

늙어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의 세포들은 그것을 알기라도 하는 걸까?

과연 그렇다면 나는 40세가 넘어서라도 내 dna에게 자랑스레 네가 틀렸다고 외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 될까? 어린 지금도 줄곧 의문할만한 주제이다.

아니. 어리기에 의문을 던질만한 주제는 아닐까?

언제쯤 이런 불안한 마음의 뒤틀림도 초연하게 내 안에 내재될까?

어쩌면 받아들이기 전에 세상에서 제외될 수 있을지도 모르기에 나는 감히 의문조차 할 자격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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