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르른 더위가 가시고 겨울같은 가을이 만연한 주변.
캘린더 속의 이 달이 오면 난 이런 생각을 하고 만다.
가을에는 왠지 하늘또한 갈색을 머금어야 할 것 같아.
그런 생각이 무심코 들 만큼
실로 오랜만의 고요한 가을이다.
조용한 시간이 지나가면
떠들썩한 겨울이 올해도 찾아오려나.
짓씹던 독백을 뒤로하곤 걷고 걷자니
옆으로, 뒤로, 온 사방으로
고슬고슬 떨어지는 낙엽이 나의 마음까지 죽인다.
그 시각. 쓰레기와 같이 나뒹구는 추억들이 빛바래가는 것이 왜인지 너무도 잘 느껴지기에
무엇도 없을 하늘로 곁눈질을 치뜬다.
지금까지를 꾸준히 반복하길,
조금씩 내일이 다가오는 설렘이 무뎌진다.
그러나 발걸음은 째깍대며 오늘을 걸어가는구나.
그런 불썽사나운 발길은 한 곳으로 향한다.
결국은 행복해져야만 하는 것이라고.
나도, 모두도. 결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