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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사 Apr 19. 2024

리플레임

재점화

어느 날. 너무 답답해서 노래방을 찾아갔어.

마이크를 건너는 멜로디가 잠깐동안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해 줬어.


숨이 차서 느껴버린

너무나 익숙해져서 깜빡했었던 산소의 맛이다.

지금 내뱉는 숨조차도 어김없이 추억의 먹이가 되어 소화되겠지.

그러고 보니 새삼 가득하게 차올랐던 눈물은 다 어디로 갔을까.

소화되긴커녕 밑에서 곰팡이가 되어 넘실거리네.


한순간의 흉함이 나를 뒤덮어도

한순간의 햇빛이 나를 비추어도

나는 후회하지 않을까

나는 자만하지 않을까

이제 정상참작의 여지는 없어졌어. 도무지 더 이상 눈뜨고 볼 수가 없어.

찰칵찰칵찰칵 반복반복반복


더 이상 낡은 라이터에는 불이 붙지 않네.

겨우 이 정도로 부싯돌이 전부 깎여나갔네.

어디 솔잎 한 줌 없을까.

어디 씹을 인간 없을까.

어디에도 없지.

내비게이션이 켜지지 않는다고 해서 걷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나 아직 여기에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하다는 것은 다시는 환히 켜질 수 없는 무지함의 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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