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KDI가 ‘저성장의 늪’ 탈출을 위한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나랏돈을 과감히 푸는 ‘확장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일부 고용 지표 호조를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는 현 정부에 부담이 될 법한 주장도 거침없이 내놓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정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국책 연구 기관이 정부의 ‘뼈를 때리는’ 상황이 이례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뼈 때리는’ KDI 보고서들
최근 가장 눈길을 끈 분석은 나랏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려는 현 정부의 재정 정책에 대한 우려를 여과 없이 드러낸 부분이었다. 지난 11일 KDI는 올 하반기 경제 전망을 발표하며 “재정 정책은 경기 회복 속도에 맞춰 확장적 정책 기조를 점차 정상화해 나가는 방향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큰 폭의 재정 적자 흐름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내년 예산을 역대 가장 큰 폭인 55조원 늘려 728조원 규모로 짠 것을 비롯해, 민간 소비 쿠폰을 뿌리고, 농어촌 기본소득을 시행하는 등 현금성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이재명 정부 입장에서 불편해 할 만한 말이었다. KDI는 “경기 부양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쐐기를 박았다.
KDI는 이달 초 “낮은 실업률을 반드시 고용 개선의 신호로 볼 수는 없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고용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역대 최저 실업률과 가장 높은 고용률을 기록했다”며 홍보하는 정부를 머쓱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KDI에 따르면, 성장률 둔화에도 실업률이 수년째 2%대의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것은 ‘구직 포기’ 인구가 늘었기 때문이다. 고용 한파가 길어지며 구직을 포기해버린 ‘쉬었음’ 청년이 늘면서 실업자 수가 줄었고, 이로 인해 실업자를 경제활동인구 수로 나눈 실업률이 줄어드는 ‘착시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KDI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에서 탈피하려면 “저출생·고령화로 늘고 있는 복지 지출을 줄이고, 낮은 생산성을 극복해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유도하며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좀비 기업’을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 KDI는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경제구조 개혁 없이 현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할 경우 2040년대에 잠재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KDI
- 요약 및 평가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 위축과 수출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가 다소 개선되는 는모습
- 반도체 경기 호조세는 유지되었으나, 미국 관세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파급되며 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는 가운데, 건설투자의 부진도 지속
- 그러나 소비는 시장 금리 하락세, 소비부양책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임. 이에 따라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업 등 내수와 미접한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지속
한편 한-미 무역협정 진전, 미-중 무역 긴장 완화 등 통상여건이 일부 개선되었으나 불확실성은 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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