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오프로드 여행 2

몽골 오프로드 여행의 서막

by 만보

오프로드 여행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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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없는 길 앞에서 다시 초행자가 되다.


오프로드 여행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이는 있을지언정, 한 번만 해본 이는 없다는 말. 이 말은 내 경험을 설명하기엔 부족할 정도다. 대초원을 달리던 바람의 냄새, 한낮의 뜨겁고 투명한 빛, 그리고 밤마다 쏟아지던 은하수의 광활함은 언어로 포착할 수 없는 세계였기 때문이다.


이번 세 번째. 목적지는 다시 홉스골이다. 그러나 경로는 다르다. ‘길 없는 길’을 달리며 대초원을 온전히 관통하는 여정. 자동차 바퀴가 헤치고 지나가며 만들어내는 임시의 궤적이 곧 우리의 길이 된다. 이 낯선 길 앞에서 마음은 다시금 초행자로 돌아간다.


우리 일행은 모두 다섯 명. 그중 두 사람, 영우씨와 덕종씨는 처음으로 몽골 땅을 밟는다. 그들의 눈빛은 아이들이 소풍 전날 잠을 못 이루는 것과 닮았다. 모든 것이 신비롭고, 모든 것이 낯설며, 그 낯섦이 곧 즐거움이 된다. 그들에게 몽골은 아직 지도 속의 공간, 사진 속의 풍경일 것이다. 곧 그 땅의 바람과 흙, 하늘의 무게가 온몸으로 다가올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에 그들의 들뜸을 미소로 지켜보았다.


출발 전 우리는 두 번의 준비 모임을 가졌다. 여행에서의 준비는 단순히 짐을 챙기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서로의 마음을 맞추고, 낯선 땅에서의 불편과 위험을 함께 감당하겠다는 작은 약속이다. 몽골의 날씨와 토질은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대륙의 기온차는 심하고, 비는 갑작스럽게 쏟아지고, 화장실조차 사치일 수 있다. 그래서 두꺼운 옷과 비상약, 세면도구, 공용 장비까지 하나하나 준비했다.


기후씨는 몽골을 누구보다 잘 아는 리더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나는 두 번의 경험에서 얻은 작은 지식을 보탰다. 기후씨 아들 승일이는 몽골 경험이 많았고 벌써 대학생이 되어 내년에 군대 갈 예정이라 한다.

모임을 하는 가운데 영우씨는 조심스럽게 묻는다.

“형님, 이번이 세 번째 오프로드 여행이라고 하는데, 느낌이 어떠세요?”

나는 여행을 회상하며.

“글쎄요.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몽골 오프로드 여행의 매력이라면,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어요.”


그때, 두 사람의 눈빛을 보았다. 그 눈빛 속에서 첫 여행 때의 나를 보는 듯했다. 은하수 아래 서 있던 그 밤, 하늘이 무너져 내릴 듯한 별빛을 처음 마주했던 나의 놀람과 환희. 차창 밖으로 스쳐 가던 대초원의 무한한 평평함, 바람이 가르던 침묵의 소리. 초원 위에 펼쳐지는 구름과 그림자, 그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가야만 알 수 있다. 경험해야만 알 수 있다. 그리고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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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여행은 늘 출발 전, 가장 빛난다. 준비하는 시간의 작은 대화 속에서 우리는 이미 길 위에 서 있다. 서로의 배낭 속에 무엇이 들어갈 것인지 확인하며, 웃고, 누가 가장 먼저 별빛에 감탄할지, 사춘기 아이들이 골방 안에서 서로 내기하는 것처럼 말한다. 이 모든 사소한 대화가 훗날 몽골의 기억과 뒤섞여 또 하나의 풍경이 될 것이다.


이번 여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될 것인가? 무엇을 느낄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생각하게 될까? 아마도 예상치 못한 불편과 작은 위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더 큰 희열과 자유를 만나게 될 것이다. 달리고 달려도 이어지는 대초원, 고요 속에 흐르는 바람, 그리고 밤마다 우리를 감싸줄 강물처럼 흐르는 은하수의 별빛. 그 풍경 앞에서 영우씨와 덕종씨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나는 그들의 눈빛을 바라본다. 그리고 기다려진다.


‘여행은 목적지가 아니라 그 과정’이라고 어느 유명 인사가 말한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이미 여행 중이다. 준비라는 과정에서, 서로의 설렘과 경험을 나누며, 아직 보지 못한 은하수를 우리들 마음속으로 먼저 그려본다. 그리고 곧, 그 은하수 아래, 서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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