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울란바트라 도착
울란바토르의 도착은 교통 체증으로 시작되었다.
7년 만에 다시 마주한 이 도시는 이미 다른 얼굴로 변하고 있었다. 신호등 앞에서 멈춰선 채, 조금씩 앞으로 밀려가는 자동차의 물결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이제 이 도시는 더 이상 내 지난 기억 속의 도시가 아니구나."
걸어가는 사람들보다 더 느린 교통의 흐름, 그리고 그 속에서 다급히 울리는 클락션은 마치 변화를 향해 질주하는 몽골의 거친 호흡 같았다.
첫 목적지는 초원이 아니다. 오프로드 여행을 떠나기 전, 식료품과 물, 가스, 일회용품을 준비해야만 했다. 그런데 첫 목적지인 마트를 찾아가는 일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시내로 진입하는 길을 따라가도, 차량의 줄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도로 주변 곳곳에 낯익은 편의점 CU와 GS25 간판들이 보인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드디어 멀리서 이마트 대형 간판이 ‘나 여기 있다.’라고 뽐내듯이 보인다.
“이곳에도 결국 우리나라 대형 이마트가 들어섰구나.”
이런 생각이 들자, 미묘한 이질감이 마음속에 번졌다. 이마트와 버스터미널이 결합된 대형 쇼핑몰은, 서울이나 부산, 혹은 우리나라 어느 도시에서라도 마주칠 수 있는 풍경이었다. 그 익숙한 풍경을, 이 낯선 몽골의 수도 한복판에서 마주한 감정은 미묘했다. 마치 과거와 미래, 낯섦과 익숙함이 한순간에 겹치면서 마음을 잠시나마 흔드는 듯했다. 하지만 또 다른 감정이 나를 붙잡았다.
"아, 몽골은 이렇게 변화하고 있구나."
2017년과 2018년에 다녀갔던 그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변화의 속도, 그것은 단순한 도시의 확장이 아니라, 시대가 움직이는 박동처럼 느껴졌다. 도로를 확장하는 굉음, 건설 현장에서 오가는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 줄지어 가는 레미콘 건설 차량, 아파트를 짓는 타워크레인의 움직임, 그리고 눈에 익숙한 마트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읽히는 일상의 모습들. 몽골은 이제 단순히 광야의 나라가 아니라, 도시의 꿈을 꾸는 나라로 바뀌고 있었다.
변치 않는 자유, 초원을 향한 설렘
옆자리에 앉아 있던 영우씨와 덕종씨는, 이 모든 풍경보다는 다가올 오프로드 여정의 설렘에 더 들떠 있는 얼굴이다. 그들의 표정은 마치 첫사랑 만나러 가는 소년들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이제 곧 끝없는 초원으로 달려가겠지. 저 길 너머에 우리가 찾는 자유가 있겠지.’라는 눈빛이었다. 그 들뜬 기운은 내 마음으로 번져왔다. 도시의 변화가 조금은 낯설고, 때로는 우리나라 어느 도시에 다시 들어온 듯한 혼동을 주었지만, 곧 우리가 맞이할 대초원의 바람이 그것을 잊게 해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첫날의 오전, 울란바토르는 그렇게 내 마음에 이중적인 인상을 남겼다. 하나는 거대한 도시화의 물결 앞에서 느낀 놀라움과 이질감, 또 하나는 초원으로 떠나기 전 일행들과 함께 나누는 기대와 설렘. 두 감정이 교차하는 마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분명, 몽골은 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길 위에 서 있는 내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이 향하는 곳, 끝없이 펼쳐질 대초원의 자유였다. 도심의 교통 체증과 쇼핑몰의 인위적인 불빛을 지나가면서도, 때로는 한적한 도로를 건너는 말들의 무리를 보면서도, 내 마음은 이미 초원의 바람을 따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변화된 몽골과 변치 않는 몽골, 두 얼굴을 함께 마주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선물이 되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