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오프로드 여행 05

첫 주유소에서 시작된 길 위의 설렘

by 만보

첫 주유소에서 시작된 길 위의 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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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콩당 콩당


몽골 초원의 길은 언제나 낯설면서도 친근하다. 울란바토르의 빽빽한 도심을 벗어나, 사방이 텅 비어 있는 듯한 광활한 초원으로 발을 디디는 순간, 도시의 소음과는 다른, 가슴 깊숙한 곳에서 울리는 떨림이 느껴졌다. 그것은 단순한 여행의 시작이 아니라, 또 한 번, 삶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듯한 감각이었다.


주유소에서 자동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는 행위는 단순히 연료를 넣는 일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앞으로 펼쳐질 2,300km의 여정을 준비하는 의식 같았다. 기름이 채워지는 소리를 들으며, 나 또한 내 마음속 빈 공간으로 설렘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영우씨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목소리로,

“형님, 심장이 콩당콩당 뜁니다.”

그 말은 마치 내 안의 두근거림을 대신 말해주는 듯했다.

세 번째 몽골 여행. 익숙해야 할 순간이었지만, 언제나 낯섦은 초원의 바람처럼 나를 감쌌다. 나는 영우씨에게 웃으며,

“나도 그래요.”

그러자 영우씨가 되묻는다.

“이번이 세 번째인데도 콩당콩당 합니까? 저는 첫사랑 만나러 가는 기분인데요.”

나는 살짝 웃으며,

“그러게 말입니다.”

그 말에 모두의 웃음이 터져 나왔고, 기후씨 아들 승일이도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 웃음 속에는 우리 모두 같은 떨림 속에 있다는 묘한 동질감이 있었다.


차에 기름을 넣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기후씨에게 무심코 물었다.

“기름통에다 추가로 더 넣고 갈 거지요?”

기후씨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이제는 기름통 없이 다닐 겁니다. 주유소가 많이 생겼고, 휴게소도 생겼습니다.”

그의 말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초원에서도 변하고 있다는 시간의 증거였다. 몽골의 초원은 변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그 위에도 서서히 문명의 흔적이 스며들고 있음이다. 나는 여전히 믿기지 않아 물었다.

“오프로드 가는 곳에도, 설마?”

기후씨는 다시 한 번 웃으며,

“이제 가보면 알게 됩니다.”

그 웃음 속에는, 초원이 보여줄 새로운 풍경에 대한 확신 같은 것이 배어 있었다.


드론의 첫 비행과 오프로드 여정의 시작


잠시 후, 나는 드론을 띄웠다. 프로펠러가 바람을 가르며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순간, 내 마음 또한 따라 올라가는 듯했다. 최고 145m 상공에서 바라본 풍경은 가슴을 뛰게 했다. 가지런히 뻗은 도로, 그 옆으로 이어진 오프로드,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초원. 그 위를 가로지르는 우리들의 작은 차량은 그저 점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점 하나가 지금 우리의 여정이다. 조종기 모니터에 비친 풍경은 단순히 넓은 땅이 아니었다. 그것은 시간과 자유의 공간이었다. 도시는 늘 방향과 목적지를 강요하지만, 이곳의 길은 달랐다. 새로운 아스팔트 도로가 있긴 했지만, 동시에 수많은 오프로드가 열려 있었다. 어느 길로 가든, 그 길은 하나의 여정이 된다. 모니터 속 풍경을 보면서 하나의 의미를 부여하자면, 지금 발을 디딘 곳은 인생의 비유와도 같은 공간이라는 것을.


기름 냄새와 초원의 바람이 섞여 불어왔다. 웃음소리, 설레는 대화, 그리고 드론이 보여주는 하늘에서의 시선이 한데 어우러졌다. 그것은 ‘여정의 시작’이라는 단순한 문장이 감히 담아내지 못할, 훨씬 더 큰 울림이었다. 아마도 이 여정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주유소에서의 첫 장면, 콩당콩당 뛰던 심장, 그리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초원의 길. 그것이 바로 여행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목적지가 아니라, 시작부터 이미 우리 삶의 한 조각이 되어버린 추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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